[이연수의 K GIRLS] K리그는 '미인'이 필요하다
입력 : 2012.05.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살랑살랑 봄바람이 분다. 따뜻하고 평화롭다. 이런 날 예쁜 원피스에 아껴두었던 가방을 들고,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구두를 꺼내어 신는다. 그리고 회사로 혹은 학교로 향한다. 그리고 듣는 가장 많은 소리는? ‘소개팅해?’ 내지는 ‘오늘 남자친구 만나?’ 이다. 그렇지 않다. 굳이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아도, 소개팅을 하러 나가는 날이 아니라도, 여자는 그저 봄바람을 더 자연스레 느끼고 싶은 마음과 그 안에서 하나의 아름다운 피조물이 되고자 하는 뜻으로 예쁜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아름다운 날 눈부시게 볕이 좋은 날에 관찰자가 아닌 주인공이 되기 위해 아름다워지려고 한다.


▲2011년 11월 12일 England v Spain 친선경기

축구는 남성을 위한 스포츠?
누구나 안다. 축구가 얼마나 격렬하고 마초적인 스포츠인지를 말이다. 하지만 결국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를 향해 함성과 응원을 보내는 이들 모두가 남성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흥행은 야구. 한 사람의 축구팬으로서 본다면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어떻게 성공했을까? 2030 세대의 여성 소비자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경기장의 분위기와 재미에 매료된다. 경기를 보는 사람이 아닌 즐기는 사람 즉, 관찰자가 아닌 주인공이 되어 참여하고자 한다. 그런 그녀들이 흥행의 중심에 서 있다.



고심과 노력의 K리그
모르는바 아니다. 각 구단들은 2030여성의 소비 패턴과 성향, 타 종목의 흥행코드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다. 그리고 많은 구단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벤치마킹을 통한 실험을 계속 한다.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개장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그 아름다운 전경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설계부터 여성을 배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설이다. 여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면 의례 보게 되는 진풍경은 여유로운 남자화장실과 비교 되는 만원사례의 여자 화장실. 같은 듯 다른 이 시설이 1:1 비율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인천은 처음부터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했다. 여자 화장실을 크게 늘렸다. 작은 배려심과 아이디어가 큰 편의로 돌아오는 부분이다. 현재 경기장내 여성을 위한 파우더룸 또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인천시와 조율 중에 있으며 구단측은 이와 같은 여성 편의 시설 확충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비단 인천뿐 아니라 수원은 과거 ‘L:ady day’를 진행하는 등의 여성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남은 여성 팬들을 위한 유니폼도 만들었다. FC서울도 르꼬끄 여성용 유니폼 라인을 출시하고, 여성들이 편히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육아방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은 미래의 2030 세대를 겨냥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중여고생으로 구성된 ‘그린걸즈’가 그라운드에서 입장하는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그들이 공부하는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대생들을 만나기 위한 거리 홍보도 진행한다. 많은 노력과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다. 이제는 이것들을 조금 더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몇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지속성이 있는 계획들로 몇 년을 내다보고 시작해야 한다. 지금 당장 모든 경기장에 매진 사례를 바랄 수는 없다. 그건 마치 지금 오늘 당장 다이어트를 시작해 내일이면 이병헌 같은 식스팩이 생기길 바라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보아줄 당신이 필요하다. 바로 경기장을 찾는 진정한 ‘K걸즈’말이다.

글=이연수 기자(스포탈코리아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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