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산’ 김신욱-이근호, 최강 투톱 뜬다
입력 : 2012.0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미야자키(일본)] 배진경 기자= K리그 최강의 ‘빅앤스몰’ 투톱이 뜬다. 196cm의 장신 김신욱과 ‘태양의 아들’ 이근호다. 울산의 김호곤 감독은 이들을 중심으로 더 빠르고 강력한 ‘철퇴축구’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했다. 2012 시즌을 준비하느라 전지훈련에 한창인 이들을 일본 미야자키에서 만났다.

▲ K리그를 평정한 태산(泰山)
김신욱은 국내 최장신 스트라이커다. 키를 활용한 고공 플레이뿐 아니라 폭넓은 움직임과 볼을 다루는 발기술도 뛰어난 공격수다. 지난해 43경기에 출전해 19골 4도움을 기록했다. 리그컵에서는 득점왕(11골)으로 팀에 우승컵을 안겼고, 시즌 막바지부터 챔피언십에서는 매 경기 놀라운 활약으로 팀의 K리그 준우승을 견인했다. 확실히 축구선수로서 전기를 마련한 해였다. 김신욱은 “리그컵 우승과 K리그 준우승을 경험한 건 큰 소득이다. 그 전까지는 대표팀에 왔다갔다하는, 골 넣을 줄 아는 공격수 정도라는 평가였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강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니까 새롭게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신욱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는 한결같다. 엄청난 노력파라는 것. 따지고 보면 미드필더에서 수비수로, 다시 공격수로 전향한 축구인생 자체가 도전과 노력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늘 잘해왔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의식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 발전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 더 발전한 선수이고 싶다는 욕심이다. 김신욱은 “누구나 그렇듯 뒤처지거나 못하는 걸 스스로 못 견디는 편이다. 늘 더 잘하고 싶다. K리그에서 잘했으면 다음에는 대표팀에서 잘하고 싶고, 다음에는 유럽축구에서 통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대로 신앙심이다. 축구선수로 가진 재능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소명의식’이 그를 앞으로 이끌고 있다.

▲ K리그로 돌아온 태양의 아들
이근호는 지난 시즌 J리그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감바오사카 소속으로 32경기에 출전해 15골(득점 3위)을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팀의 우승경쟁을 이끌었다. 시즌 종료 후 J리그 잔류 요청을 뿌리치고 과감하게 K리그로 유턴했다. 국내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복귀 인사를 하고 싶었다. 사실 2년 전만 해도 이근호는 축구인생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유럽 진출 실패와 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 이후 긴 슬럼프로 이어지는 어두운 터널이었다. 이근호는 “계속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의지는 있었다. 하지만 모양새가 안좋았다. 실패해서 돌아오는 느낌이 싫었다. 작년에 좋은 활약을 보여서 타이밍이 딱 좋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변화는 없었을까. 플레이스타일이 확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같은 상황에서도 좀더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는 법을 터득하게 됐다. 조급하게 문전으로 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상황을 읽고 리듬을 타면서 결정지을 수 있는 능력이다. 오랜만에 K리그에서 시즌 준비를 하는 기분이 좋다. 한국말을 쓰는 동료들과 익숙한 환경 모두 그리웠다. 편하고 즐겁다. 이근호는 “큰 경험을 한 덕인지 지금은 조급한 마음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경기에 나설 때도 큰 부담이 없다. 예전에는 잘 하려고만 했다면 지금은 좀더 단단해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 K리그 최강 투톱 뜬다
국내에서 가장 큰 선수와 가장 빠른 파괴력의 선수가 만났다. 김신욱은 “빅앤스몰 조합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선수 둘이 만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근호도 “신욱이와 함께 투톱을 보고 있는데 워낙 강한 특성이 있는 선수들의 조합이라 시너지 효과가 클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연습경기를 통해 이미 발도 맞춰봤다. 김신욱은 “키 큰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선수와 작고 빠르고 많이 움직이는 선수의 만남이라 기대가 크다. 우리팀이 작년 초반 같은 분위기만 탄다면, 이번 시즌 서로가 서로에게 굉장히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약을 예고했다. 이근호 역시 “신욱이는 신욱이만의 플레이가 있고 나는 나만의 플레이가 있다. 상대팀에서 한 명만 막으려는 것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일찌감치 K리그에 선전포고했다.

두 선수의 목표는 같다. 팀의 우승이다. 아직까지 프로팀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는 이근호는 “올해 울산에서 꼭 한 번에 정상에 서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승 문턱에서 고개를 떨궜던 김신욱은 이번 시즌이야말로 우승의 적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이 건재해 조직력이 탄탄한데다 큰 경기를 치른 경험까지 생겼다. 여기에 능력있는 선수들의 합류로 전력은 더 강해졌다. 김신욱은 “올해 K리그와 FA컵,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데 지금 예감으로는 우리팀이 줄곧 상위권에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근호도 “연습경기를 해보니 팀의 공격속도가 깜짝 놀랄만큼 빠르다. 조절이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빠른 팀이다. 올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태양을 품은 산’ 김신욱과 이근호가 보여줄 호흡에 팬들의 기대도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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