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꿈의 무대’ 달리는 박주호, “로번 봉쇄 비법은…”
입력 : 2012.02.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화제는 바젤발 돌풍이다.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탈락시키더니, 16강 1차전에서 독일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마저 꺾었다. 한 번이라면 이변으로 그칠 수 있겠지만 두 번째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설마했던 의심의 눈초리가 기대감 혹은 공포로도 바뀔 수 있다.

그 안에 한국인 선수 박주호(23)가 있다. 박주호는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7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팀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맨유),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맞상대하면서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 진출 1년도 채 되지 않아 유수의 클럽들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 바젤로 이적할 때만 해도 의문부호가 잔뜩 찍혀있던 그의 미래는 이제 느낌표로 채워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16강 1차전을 치른 다음날 박주호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전날 경기 후 잠을 설쳤다는 박주호의 목소리는 하루 사이 평정을 되찾은 듯했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경기를 복기했다. 하지만 중간중간 묻어나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마저 숨기지는 못했다.

- 챔피언스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좋은 활약을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전 승리 후 특별한 감흥이 있던가.
그저 좋았다. 팀의 목표는 조별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1차전에서 이겼다. 준비한 만큼 보람을 느꼈다. 이겨야겠다는 마음보다 편하게 하자는 기분으로 나섰는데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것에 팀원 모두 기뻐하고 있다.

- 조별리그에서 맨유를 꺾고 16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까지 잡았다. 팀이 이렇게 잘 할 거라고 예상했나.
그 정도로 의식하거나 욕심 냈던 것은 아니다. 16강전에 진출했으니 즐기고 싶었는데, 막상 이기고 보니 (8강 이상)더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매 경기 이기기 위해 나서지만, 2차전(원정)에서는 상대가 유리한 상황인 게 사실이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 바젤이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동력은?
노장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잘 잡고 있다. 경기 상황마다 경험 많은 노장들이 리드해주고 있는데 분위기가 좋다. 또 선수들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매 경기 자신감을 갖고 나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로번과 맞상대해서 좋은 경기를 보였는데.
나 혼자 막은 것이 아니다. 로번은 빠르고 왼발을 잘 쓰는 선수다. 그래서 팀 동료들이랑 같이 수비지역까지 끌어들이려고 했다. 1대1로 맞서는 상황보다 2대1, 3대1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상대하기 쉬웠다. 로번뿐만 아니라 워낙 빠른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한 순간도 방심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대표팀에 다시 승선하고 싶은 욕심도 생길 것 같다.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내가 항상 대표팀에 불려갔던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당장 발탁되길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런걸 의식하기 보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팀에 스위스 대표 출신들도 있는데, 특별히 자극을 받는 부분이 있는지?
같이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 중에 나보다 어린 20대 초반 선수가 네댓 명 있다. 어린 선수들이라도 경기장에서 보면 항상 당당하고 성숙한 모습이다. 멘탈도 강하다. 그런 면에서 적잖은 자극을 받고 있다.

-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이상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막상 (16강)1차전에서 이기고 보니 그런 마음이 계속 생긴다. 처음에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는게 꿈이었는데 16강 토너먼트까지 올라왔다. 축구인생에서 또 언제 경험해 볼지 모를 기회다. 더 잡고 싶은 마음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 남은 시즌 목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잘하는 것만큼이나 스위스 리그 우승도 중요하다. 지금 우리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리그 우승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도 원정이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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