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아일스] 볼턴, ‘이청용 보호 프로젝트’ 돌입 중
입력 : 2012.03.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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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현재 이청용은 녹색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약 몇 주 동안 복귀를 준비하는 중이다. 하지만 볼턴 원더러스는 이청용이 이번 시즌 팀의 구세주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낮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청용이 뉴포트 시티와의 의미 없는 친선전에 출전했다가 톰 밀러에게 끔찍한 오른쪽 다리 이중 골절을 당한 지도 벌써 거의 여덟 달이 돼 간다. 화창한 오후, 그 경기를 취재했던 나는 그 이전에는 단 한 번도 태클 과정에서 ‘뚝’하며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도 그런 소리를 듣고 싶지도 않다.

거의 한 시즌이 지난 지금, 볼턴은 프리미어리그 순위표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를 달리고 있는 자신을 구해줄 영웅을 절실히 찾고 있다. 이청용이 예전에 볼턴에 불어 넣었던 창조성과 골에 목말라 한다.

그럼에도 볼턴은 이청용의 복귀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현 상황을 피하고자 온갖 애를 쓰고 있다. 성급히 복귀했다가 이청용이 영원히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튜어트 홀든이 일곱 달 동안 재활을 한 후 칼링컵 애스턴 빌라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게 지난 10월이었다. 홀든의 활약으로 경기 결과와 경기력이 좋아졌고 덕분에 엉망이었던 볼턴의 시즌 초반의 모습은 급격히 달라졌지만, 바로 그 지점이 악재였다.

홀든은 재부상으로 인해 다섯 달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이번 시즌에는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이는 이청용의 복귀를 앞두고 볼턴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 냉철한 경고를 던져줬다.

홀든이 그라운드 복귀를 앞두고 있었을 때 그의 주변은 지나치게 들썩였고, 상당한 압박감도 있었다. 이로 인해 홀든은 준비가 채 되기 전에 급하게 복귀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치료실에서 예상했던 것 보다 더 길게 머물게 됐다.

이청용이 좋은 몸 상태에 있고, 볼턴 리저브 팀에서 뛸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홀든의 사례에서 그랬던 것처럼 카메라와 리포터들이 물 밀듯이 들어오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

오언 코일 감독은 이청용이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볼턴을 구해 줄 구세주로 여기는 것에 매우 염려한다. 이청용이 준비가 완벽히 되기도 전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 지적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청용이 복귀하면 오른쪽 윙 자리에서 그의 기술이 십분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오른쪽 윙은 이번 시즌 볼턴에게 골칫거리였다. 볼턴은 더구나 이청용 때문에 지출한 220만 파운드를 상쇄하고도 남을 투자금을 당겨 와야 하는 입장이다.

볼턴은 현재 EPL 잔류를 위해 생사를 건 싸움을 하는 중이다. 만약 강등이 된다면 엄청 행복해 하면서 이청용을 덥석 물을 팀들이 줄을 섰다는 점을 잘 안다.

이청용은 팀 동료들이 다가 올 몇 주 동안 강등 탈출 경쟁을 벌이는 수많은 라이벌과 맞상대를 할 때 한결 같은 경기력을 보이기를 바라야 한다. 다소 압박감이 덜한 상황에서 자신이 복귀하는 것이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마크 아일스(‘볼턴뉴스’ 축구팀장)
번역=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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