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돋보기] 카가와, 맨유-첼시 동반관심에 행복한 고민
입력 : 2012.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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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지난 주말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분데스리가 32라운드 경기 승리로 독일 분데스리가 2연속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75점을 얻어 67점을 얻는데 그친 바이에른 뮌헨을 따돌렸다. 도르트문트가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해도 바이에른은 도르트문트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독일 축구계의 절대강자 바이에른이 2년 연속 우승을 놓친 것은 1994/1995시즌과 1995/1996시즌 이후 16년 만이다. 1994/1995시즌과 1995/1996시즌에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것은 공교롭게도 도르트문트였다. 도르트문트가 또 한번 ‘독일 최강’ 바이에른에 굴욕을 선사한 것이다. 그 중심에 일본 대표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23)가 있다.

지난 2010/2011시즌 도르트문트 우승의 주인공은 터키 미드필더 누리 사힌(23)이었다. 사힌은 30경기에서 6골 8도움을 기록했다.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경기력 전반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했다. 독일 축구지 ‘키커’가 선정한 분데스리가 MVP에 꼽혔다. 유럽스포츠미디어연합 ‘ESM’이 선정한 올해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곧바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집결하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올 시즌 도르트문트는 기시감을 느끼고 있다. 사힌의 이적 공백을 메운 일본 미드필더 카가와는 도르트문트 2연패의 일등공신으로 거론되고 있다. 카가와는 사힌의 이적공백 뿐 아니라 유럽 축구계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마리오 괴체의 부상 공백도 메우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카가와(23)는 부상으로 인해 2010/2011시즌을 전반기만 소화하고도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데뷔시즌을 치렀다. 부상을 털고 2011/2012시즌에 임한 카가와는 지난 주말 묀헨글라드바흐전까지 29경기에 출전해 13득점 7도움을 올렸다. 팀 내 최다 득점 2위, 최다 도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총 20개 공격 포인트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0득점 5도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이끌어 냈다.

도르트문트는 4월 28일 ‘꼴찌’ 카이저슬라우테른, 5월 5일 프라이부르크와 마지막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미 우승을 확정해 부담이 덜한 상대다. 카가와는 전반기에 양 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남은 두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추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카가와는 올 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시즌 주인공인 사힌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 기록과 경기력이었다.

도르트문트의 돌풍과 더불어 카가와의 주가는 급상승하고 있다. 세레오 오사카에서 35만 유로의 헐값에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카가와는 ‘트랜스퍼마크트’에서 1,700만 유로로 평가 받고 있다. 카가와는 2013년 여름까지 도르트문트와 계약되어 있다. 도르트문트가 이적료 수익을 남기기 위해선 올여름이 판매의 적기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의 미하엘 조르크 단장은 카가와에 두 배에 달하는 연봉 인상(300만 유로)을 약속하며 연장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카가와 측은 확답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독일 언론 ‘빌트’의 보도에 따르면 카가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의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팀 모두 중원과 2선의 창조성과 일본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카가와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카가와 본인이 원하는 목표점은 어디일까? 카가와는 지난 2월 일본 ‘아사히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의 메시로 불리는 카가와는 일본 미야이치에 위치한 바르셀로나 축구학교에서 수학했다. 172cm의 단신인 카가와의 유연한 드리블 기술과 볼 컨트롤 능력, 세밀한 패싱력은 바르셀로나 축구학교에서 익혔던 것이다.

두 차례의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에 이어 카가와의 도르트문트는 DFB 포칼 결승전에도 올라 있다. 혼다 게이스케가 러시아 무대에서 표류하는 와중에 카가와가 일본 축구 역사상 최고의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독일 최고의 팀으로 꼽힌 도르트문트의 잔류 제안, 그리고 맨유와 첼시라는 두 빅클럽의 구애 속에 카가와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카가와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부상과 적응 문제로 고생한 사힌의 사례를 살펴보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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