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아일스] 볼턴 팬들은 이청용과 이별 준비 중
입력 : 2012.05.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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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리복 스타디움을 뒤흔든 함성이 모든 걸 말해줬다. ‘블루 드래곤’이 돌아왔다.

이청용에게 있어서 지난 한 주는 놀라운 시간이었다.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했지만, 지난 10년을 통틀어 볼턴에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이청용은 복귀를 이뤄냈다. 볼턴 팬들은 논-리그 뉴포트 카운티의 태클이 볼턴의 스타플레이어를 영원히 빼앗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의 회복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이청용이 없는 동안 소속팀은 순위표 맨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람들은 이청용의 실전 복귀가 다른 곳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라는 큰 걱정을 갖고 있었다.

이청용은 챔피언십(2부)에 소속되기엔 너무 뛰어난 선수다. 더욱이 필자는 그의 팀 충성도를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2부 리그에서의 삶은 이청용의 경력에 대단히 큰 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부상에 의한 장기 결장으로부터 돌아온 선수에 대해서 사람들은 첫 번째 태클을 어떻게 하느냐를 갖고 평가를 내린다. 부상 복귀 후 첫 번째 태클은 이청용이 사자의 심장과 백조의 우아함을 겸비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경기장 안에 들어오자마자 이청용은 상대팀 공격수와 볼을 다퉜다. 침착함을 되찾은 이청용은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패스를 간결한 터치로 연결시켰다. 만약 팀 동료들도 그와 같은 침착성을 지녔다면 아마도 볼턴은 접전을 뚫고 승리를 거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골이나 앞서던 볼턴은 마지막 15분을 남겨놓고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시즌 최종전에서 볼턴은 스토크 시티를 반드시 이겨야 하고, 동시에 맨체스터 시티가 퀸즈파크레인저스를 꺾어주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볼턴은 급해졌다. 다음주 스토크 시티의 홈구장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이청용이 선발 출전한다고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의 존재감은 팀 전체에 조용한 영향력을 끼친다.

향후 이청용의 거취가 어떻게 되든지 필자는 확신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3년 전 볼턴에 온 그 순간부터 이청용의 경기력과 태도는 그의 가족과 조국이 준 선물이라는 사실이다. 인터뷰나 구단 행사 참석의 요청을 받을 때마다 얼굴을 찌푸리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이청용은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다.

필자는 다음 시즌에도 볼턴에서 뛰는 이청용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를 지켜봤던 많은 사람들처럼 그 희망의 크기는 빠르게 작아지고 있다. 물론 그가 볼턴을 떠난다고 해도 필자를 비롯한 볼턴 팬들은 그가 남긴 추억에 감사할 것이다.

글=마크 아일스(‘볼턴 뉴스’ 축구팀장)
번역=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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