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젊은 포수 육성에 진심을 느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달 말 일본인 코치를 새로 영입했다. 일본시리즈 우승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나온 쓰루오카 가즈나리(47) 코치를 1군이 아닌 퓨처스팀 배터리코치로 데려왔다. 올해 DeNA에서도 2군 배터리코치를 지내며 26년 만의 우승에 일조한 쓰루오카 코치에게 미래 포수 육성을 맡긴 것이다. DeNA는 올해 2군 이스턴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한화는 FA 시장에서 투수 최대어 엄상백, 발 빠른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하며 ‘윈나우’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육성도 놓지 않고 있다.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내부 육성을 통한 전력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조에 따라 쓰루오카 코치를 영입했다. 구단 내부적으로 일본인 코치 필요성에 공감대를 느꼈고, 적합한 인물을 물색하다 DeNA에서 퇴단한 쓰루오카 코치와 빠르게 접촉했다.
한화에서 육성이 가장 시급한 포지션이 바로 포수다. 올해 1군 안방을 진킨 최재훈(35), 이재원(36)이 아직 건재하지만 그 뒤를 이을 젊은 포수 육성이 당면 과제다. 박상언(27), 허관회(25), 장규현(22), 안진(22), 허인서(21), 이승현(19) 그리고 내년 신인 한지윤(18)까지 젊은 포수 자원들은 꽤 많이 모았다. 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포수 육성 전문가로 쓰루오카 코치를 영입한 것이다.
쓰루오카 코치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요코하마,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며 16시즌 통산 719경기를 뛰었다. 타율 2할3푼5리(1423타수 335안타) 18홈런 140타점으로 타격 성적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투수 리드가 뛰어난 수비형 포수로 롱런했다. 선수 은퇴 후 2017년부터 지바 롯데 마린스, 요코하마에서 8년간 1~2군을 오가며 배터리코치로 지도력을 보였다.
한화와 계약 후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잠시 있다 지난주 입국해 서산 잔류군 포수들을 지도 중인 쓰루오카 코치는 “새로운 도전이라 기대가 된다. 일본에 남는 게 편하긴 했지만 손혁 한화 단장을 만나 생각이 바뀌었다. 손혁 단장이 직접 일본에 와서 대단한 열정을 보여줬다. 젊은 포수 육성을 절실하게 부탁했고, 거기에 감동을 받아 한국에 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건 아니지만 2008~2010년 요미우리에서 이승엽 두산 감독과 3년간 같이 했고, 2014~2015년 한신에선 오승환(삼성)과 배터리를 이루기도 했다. “오승환이 지금도 현역인 것을 알고 있다”면서 고개를 끄덕인 쓰루오카 코치는 “한국 야구는 타자들이 잘 친다는 이미지가 있다. 일본을 떠나 다른 나라에 온 것은 처음인데 내게도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도전이다”고 기대했다.
일본 야구는 디테일에 무척 강하다. 기본기가 중요한 포수 포지션에서 이런 강점이 더욱 발휘된다. 올해 KIA 한준수, 두산 김기연 등 20대 젊은 포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는데 KIA(나카무라 타케시), 두산(세리자와 유지) 모두 일본인 배터리코치가 있었다. 서산에서 쓰루오카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한화 포수 허관회는 “일본인 코치님은 처음인데 섬세하신 것 같다. 작은 동작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은 선수들을 보면서 파악하는 단계이지만 ‘공을 잡는 것이 먼저’라는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
쓰루오카 코치는 “미야자키에 있는 포수들도 봤고, 여기 와서도 보니 기대되는 포수들이 많다. 모두가 드래프트 지명을 받고 왔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그냥 흘려보낼 순 없다”며 “포수는 키우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그래서 팀이 나를 부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책임감과 압박감을 갖고 어떻게든 좋은 포수들을 키워내 1군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포수에게 중요한 덕목으로 “기술적으로 잡고 막고 던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흐름이나 분위기를 읽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쓰루오카 코치는 “예전에는 훈련량을 무조건 많이 가졌지만 요즘은 일본도 효율적으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선수들과 소통을 잘해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 열심히 해서 가까운 미래에 1군에서 뛰는 포수들을 키워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