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한숨은 돌렸다. 그러나 ‘류중일호’의 운명은 이제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초대 챔피언이자 지난 대회 준우승을 거둔 한국 야구의 운명은 쿠바와 대만에 달려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6일 대만 타이베이의 티앤무 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앤명(WBSC) 프리미어 12’ 오프닝라운드 B조 4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9-6의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2패를 마크하며 B조 3위로 올라섰다.
이날 한국은 선발 등판한 임찬규가 2회 무사 만루에서 1실점을 한 뒤 4회 투런포를 얻어 맞으면서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강판됐다. 뒤이어 소형준 조병헌 등이 3실점을 하면서 0-6으로 끌려갔다.
5회까지 도미니카 선발 프랭클린 킬로메에게 꽁꽁 틀어막혔던 한국은 6회 상대 실책과 문보경 박동원 등의 적시 2루타를 묶어서 4득점을 하면서 4-6으로 추격했다. 그리고 ‘약속의 8회’를 완성했다.우선 8회초 1사 후 올라온 마무리 박영현이 안타를 허용했지만 견제사로 주자를 삭제시킨 뒤 이닝을 마무리, 8회말로 넘겼다. 그리고 1사 1,3루에서 송성문의 적시타로 5-6을 만든 뒤 박성한의 2타점 3루타로 역전했다. 최원준과 홍창기의 적시타가 더해지면서 9-6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박영현은 9회에도 올라와 3점의 리드를 틀어막고 구원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은 오프닝라운드 전적 2승2패를 마크했다. 첫 경기 대만에 3-6으로 패했고 2차전 쿠바를 상대로는 8-4로 승리하며 반등했다. 그러나 한일전에서 3-6으로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도미니카를 상대로도 벼랑 끝에서 간신히 매달리다가 겨우 올라섰다.
대참사의 위기를 극복했지만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 여부는 다른 팀들에 달려있다. ‘경우의 수’를 따지려고 해도 한국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만약 도미니카전에 앞서 열린 경기에서 쿠바가 호주를 4-3으로 꺾으면서 경우의 수는 더 복잡해지고 희박해졌다.현재 프리미어12 B조는 1위 일본(3승)이 앞서가는 가운데 2위 대만(2승 1패), 3위 한국(2승 2패), 4위 호주와 쿠바(1승 2패), 6위 도미니카 공화국(1승 3패)이 뒤를 따르고 있다.
일단 한국은 최종전 상대인 호주를 꺾는다는 가정을 해야한다. 그리고 쿠바가 남은 일본, 대만전을 모두 승리하거나 대만이 호주, 쿠바에 모두 패해야 한다.
한국이 호주를 상대로 승리하고 쿠바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잡는다면 모두 3승2패가 된다. 이럴 경우 일본은 4승1패로 진출하고 한국과 쿠바는 승자승을 따져서 한국이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도미니카와 호주, 대만은 탈탁하게 된다.
하지만 17일 한국의 탈락이 확정될 수 있다. 한국은 휴식일이다. 이날 대만과 호주가 맞붙고, 일본과 쿠바의 경기가 열린다. 대만이 호주를 꺾고 쿠바가 일본에 패한다면, 한국은 오프닝라운드 굴욕의 탈락이 확정된다. 호주 혹은 쿠바가 승리한다면 한국은 하루 더 생명을 연장한 뒤 19일 운명의 D-데이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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