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코리안 킹' 배준호(21, 스토크 시티)가 태극마크를 달고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6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맞붙는다.
현재 홍명보호는 무패를 달리고 있다. 앞선 5경기에서 4승 1무를 거두며 승점 13으로 조 1위를 질주 중이다. 2위권을 형성 중인 요르단, 이라크(이상 승점 8)와 격차도 5점이나 된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2무 3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다만 팔레스타인 역시 무시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한국은 지난 9월 홍명보 감독 데뷔전에서 팔레스타인 골문을 열지 못하며 0-0으로 비기고 말았다. 손흥민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도 있었지만, 안방에서 팔레스타인과 무승부는 굴욕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엔 중동 원정에서 설욕을 꿈꾸는 홍명보호. 경기가 제3지역인 요르단에서 열리는 점도 한국으로선 반갑다. 팔레스타인 역시 홈 이점을 누릴 수 없기 때문. 무엇보다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천만다행이다.
팔레스타인은 이번에도 수비적으로 내려서면서 한국의 공격을 막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으로선 낮은 수비 블록을 깨는 동시에 뒷공간 노출에 신경 써야 한다. 오세훈의 높이를 활용한 플레이나 측면에서 과감한 드리블 돌파가 필요하다.
최근 엄청난 성장세를 자랑 중인 배준호 역시 또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스토크 유니폼을 입은 뒤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데뷔 시즌부터 2골 6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올해의 선수로 뽑혔고, '한국에서 온 스토크의 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배준호의 활약은 A대표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6월 싱가포르를 상대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터트리며 축구팬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 중이다. 지난달에도 요르단전과 이라크전 출전해 연달아 어시스트를 올리며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손흥민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줬다.
배준호는 지난주 열렸던 쿠웨이트전에선 골 맛까지 봤다. 그는 후반 19분 손흥민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뒤 쐐기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였다.
미국 'ESPN'도 배준호의 활약을 보며 감탄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헤드라인을 장식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게 태극전사들이 웃을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다행히도 그를 대신해 3번째 골로 승리를 확정지은 배준호는 앞으로 (손흥민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라고 집중 조명했다.
이어 매체는 "배준호는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왼쪽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지만, 공격진 어디에서든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는 미래를 위한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배준호는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최근 배준호와 이태석, 이현주 등 젊은 선수들을 여럿 기용하며 세대 교체를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배준호라면 다시 한번 선택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는 공격 2선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이번엔 손흥민과 함께 선발로 나서며 대체자가 아닌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도 나이에 신경 쓰지 않고 팀을 운영하겠다고 귀띔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그는 18일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이 어려진 건 미래에 대한 준비도 있다. 물론 지금 어린 선수들도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나이가 우선시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당장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도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