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의 K GIRLS] 가슴과 엉덩이가 아닌, 땀을 봐주세요
입력 : 2012.04.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벚꽃이 만개하는 눈 부시는 4월이 시작됐다. 봄과 함께 돌아온 K리그에도 꽃이 피었다. 말 근육에 땀내나는 선수들 사이 아리땁게 피운 꽃, 치어리더 'V걸즈'다.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그녀들을 보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그저 야한 옷, 짧은 옷으로 대변되는 응원복을 몸을 흔들어 대는 그저 그런 여인들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 그녀들의 일이라는 게 섹스코드가 다분한 수많은 직업들 중 하나로 취급됐고, 아직도 대다수 대중의 눈은 그리 머물 것이다. 그래서 그녀들은 늘 불편하고 조금은 불쾌한 시선 앞에서 90분을 보내야 한다. 필자도 그리 보았고, 당신의 남동생도 형도 아버지도 아들도 한번쯤은 그런 시선으로 보았으리라 짐작한다.

그녀들이 작은 물결로 큰 파도로 내 생각을 바꾼 건 90분간 쉴 틈 없이 흔들림 없이 응원에 매진했던 모습을 본 순간이었다. 꽃을 샘내는 거센 바람과 레이저라도 나올 듯한 아저씨의 시선 앞에서도 그녀들의 움직임엔 부지런함이, 응원의 목소리엔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서포터즈의 발길이 닿지 않는 본부석 맞은편 그곳에서 외롭게 사투를 벌이며 수호신을 도와 FC서울의 승리를 간절히 바랜 이들이 V걸즈였다. 응원할 때의 모습이 섹시함이 아닌 아름다움임을 알게 한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뒷모습만으로도 열정을 타오르게 하는 V걸즈.

글=이연수(스포탈코리아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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