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K라운드업] 떠나는 허정무와 돌아온 김형범
입력 : 2012.04.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인생은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들어오는 게 있으면 나가는 게 있고, 떠나는 자가 있으면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지난 11일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7라운드도 인생의 법칙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이 떠났다. 그는 광주FC와의 경기를 끝으로 지휘봉을 놓기로 결정했다. 허 감독의 거취문제는 이미 10일부터 축구계 최고의 화두였다. 성적부진과 외부의 압력 그리고 팬 문제 등 여러가지 사안이 겹치면서 ‘진돗개’는 인천과 작별을 고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인천은 전반 17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리고 큰 절 세레모니를 펼쳤으나 광주도 물러나지 않았다.

김형범은 돌아왔다. 프리킥이 아닌 코너킥 두 방으로 복귀를 알렸다. 김형범은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두 개의 코너킥으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3년 만에 75분을 소화하며 팀의 6연패를 끊었다. 김형범은 여전히 목마르다. 그는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니다.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라고 했다.

한편 전북 현대는 살인일정 속에 ‘경제 축구’로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강원FC 원정에서 슈팅 4개로 13개를 퍼부은 강원을 돌려세웠다. 2연승을 거둔 이흥실 감독대행은 모처럼 웃었다.

▲ 7라운드 경기 결과
부산 0-0 서울
대구 2-3 경남
상주 1-2 대전
수원 2-0 포항
인천 1-1 광주
전남 0-1 성남
제주 0-0 울산
강원 0-1 전북

▲ 최고의 경기: 대구 2-3 경남
5라운드에 전북 현대에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둔 대구가 7라운드에는 역할을 바꿨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도 같다는 점이다. 대구는 전반 35분 첫 골을 허용하고, 전반 42분 최호정이 만회골을 터뜨렸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대구는 전반 45분 전북전 역전의 주인공 김기희가 골을 터뜨렸는데, 머리를 감싸 쥐었다. 번지수가 틀렸다. 김기희는 자책골을 넣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38분 까이끼에게 한 골을 더 얻어맞고, 후반 종료 직전에 송제헌이 한 골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패배를 당했다.

▲ Man of the 7 Round: 김형범 (MF)
프리킥의 제왕 김형범이 정말 오랜만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그것도 두 개 씩이나. 김형범은 11일 벌어진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두 번이나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10분과 42분에 김형범의 발을 떠난 공은 김창훈과 바바를 거쳐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형범은 대전의 리그 6연패를 끝냈다. 그는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3년 만에 75분 출전한 김형범의 발끝은 여전히 매서웠다.

▲ 말말말
“메시는 키가 큰가?”
시마다 유스케를 칭찬하던 강원FC 김상호 감독. “그래도 K리그에 적응하기에는 너무 키가 작은 것 아니냐?”는 우문에 내놓은 현답. 김 감독도 단신에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었다.

“이건 죽으라는 거지.”
11일 동안 네 경기를 치러야 하는 전북 현대의 이흥실 감독대행의 비명. 이 대행은 이런 일정에는 “로테이션을 쓸 수 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날 이 대행은 이동국을 벤치에 앉히고 경기를 시작했다.

“나 하나가 물러남으로써 모든 게 정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던진 허정무 감독의 한 마디. 허 감독은 성적부진과 외압 그리고 서포터들과의 불화가 겹치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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