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돋보기] 패배의 원흉이 된 축구의 신...메시, PK 놓치고 최악의 플레이
입력 : 2012.04.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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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우리 선수들도 사람이다. 긴장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FC 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말한 것처럼 리오넬 메시(25)도 사람이었다. 2011/2012시즌의 성패가 달린 일주일 사이에 치른 세 차례의 결정적인 경기에서 메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던 메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패배의 원흉이 됐다.

바르사는 25일 새벽(한국시간) 안방 캄노우 경기장에서 첼시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합계 1무 1패로 탈락했다. 전반전에 먼저 2골을 기록하며 결승 진출을 손에 쥐는 듯 했으나 전반 추가 시간에 원정골을 허용했고,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원 수비를 구사하며 바르사가 실수하기 만을 기다린 첼시가 인내심 전쟁의 승자가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전 기자 회견에서 “인내심과 평정심”이 준결승전의 열쇠라고 말했다. 바르사는 인내심과 평정심 유지에 실패했다. 첼시 선수들은 경기 내내 거친 수비를 펼쳤다. 노골적으로 바르사 선수들에 심리전을 걸었다. 존 테리는 알렉시스 산체스를 뒤에서 무릎으로 걷어차며 퇴장 당했다. 프랭크 램파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터프한 몸싸움을 벌였다. 페트르 체흐는 골킥 기회가 올 때마다 시간을 끌었다.

거친 플레이로 바르사의 평정심을 흔든 첼시

첼시는 무려 6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았고, 1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평정심과 인내심을 잃지 않았다. 페널티 에어리어 근방에서 바르사의 패스 플레이에 전혀 휘둘리지 않았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바르사의 배후를 흔들었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두 골을 만들어냈다. 하미리스와 토레스의 득점은 전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완벽한 골이었다.

바르사의 결정적인 패인은 ‘에이스’ 메시의 부진이다. 그동안 그 어떤 격한 견제와 압박 수비 속에서도 무에서 유를 창조해왔던 메시는 이날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다. 이니에스타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 할 때까지만 해도 메시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첼시 수비를 몰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3분 파브레가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평점심을 잃었다. 메시의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면서 첼시는 전원 수비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메시는 이후 볼 컨트롤이 불안정해졌고 손을 쓰는 플레이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몇 차례 결정적인 패스를 연결했으나 첼시의 문전 밀집 수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38분 눈부신 돌파에 이은 슈팅을 시도했으나 체흐 골키퍼의 선방에 걸린 뒤 골대까지 때리고 나오며 무산됐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메시가 골대를 때린 두 상황에 득점으로 이어졌다면 지금 결승 진출 파티를 벌이고 있는 것은 첼시가 아니라 바르사였을 것이다. 하지만 불운을 탓하기엔 앞서 페널티킥 실축 상황의 집중력과 이후에 30여분 간 보인 무기력한 플레이는 메시 자신의 잘못이었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첼시 공격수 토레스의 말처럼 “최고의 팀이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선수가 항상 우승하는 것도 아니다.

메시의 유일한 약점, 페널티킥

메시는 올시즌 세 개의 주요 대회에서 모두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라리가 세비야전, 코파델레이 발렌시아전, 챔피언스리그 첼시전에 모두 페널티킥을 놓쳤다. 바르사는 메시가 실축한 경기에서 모두 비겼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기술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페널티킥 앞에서는 작아지는 메시다. 이제 메시에게 남은 것은 코파 델레이 우승컵 뿐이다. 만약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코파 델레이 결승전에 페널티킥 기회가 주어진다면 메시에겐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라리가 무대에서 10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고,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만 14골을 몰아친 메시는 일주일 사이 3경기 연속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다. 그리고 바르사는 라리가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모두 놓쳤다.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 등극의 꿈에 다가서던 메시는 올시즌 기록한 63골이 모두 의미없게 되어버렸다.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에 연이어 패배를 허용한 메시는 생애 최악의 일주일을 보냈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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