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부상→구속 하락→트리플A 5점대 ERA' 라우어, KBO리그 데뷔 첫 등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까
입력 : 2024.08.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KIA 타이거즈가 우승을 위해 꺼내든 승부수 에릭 라우어(29)는 성공적으로 KBO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라우어는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앞서 라우어는 지난 6일 KIA와 총액 35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등)의 계약을 맺었다. KIA 구단은 라우어의 영입을 발표하기에 앞서 지난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윌 크로우와 캠 알드레드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KIA는 우승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크로우의 임시 대체 선수였던 알드레드는 9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으나 약점이 뚜렷했다.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150로 강한 반면 우타자(0.284)에게 극도로 약했다. 가을야구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위권 팀인 두산 베어스(2경기 2패 평균자책점 15.95)와 삼성 라이온즈(2경기 평균자책점 8.22)를 상대로 부진한 점도 불안 요소였다.

사실상 제임스 네일(9승 5패 평균자책점 2.84)과 양현종(8승 3패 평균자책점 3.75) 두 명의 투수가 선발진을 이끌어가고 있는 KIA는 정규시즌을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활약해 줄 확실한 에이스급 선발투수를 찾았다. 그 결과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라우어를 품에 안았다.



2016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5순위의 높은 지명 순위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은 라우어는 2019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잠재력을 꽃피웠다. 2021년 24경기(선발 20경기) 7승 5패 평균자책점 3.19로 가능성을 보여준 라우어는 2022년 29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11승 7패 평균자책점 3.69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빅리그에서 2시즌 연속 선발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승승장구하던 라우어는 어깨 부상에 발목 잡혔다. 2023년 오른쪽 어깨 충돌 증후군에 시달리며 10경기(선발 9경기) 4승 6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긴 라우어는 시즌 종료 후 자유의 몸이 됐다. 올해 3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으나 2개월 만에 방출됐다. 이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복귀를 노렸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라우어는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19경기(선발 16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5.26으로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어깨 부상에 시달렸던 지난해(12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5.15)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2022년 평균 구속이 시속 93.3마일(약 150.2km)에 달했던 라우어의 패스트볼은 지난해 평균 시속 90.8마일(약 146.1km)로 크게 위력을 잃었다. 올 시즌 역시 트리플A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5km)에 머물렀다. 부상의 여파가 아닐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라우어는 한 인터뷰를 통해 "나는 완벽한 투수가 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구력과 스트라이크 존을 지배할 수 있는 투수가 되는 것이다. 구속이 얼마나 나오든 상관없이 (제구가 완벽한 투수) 그게 내 목표다"라며 구속보다는 경기 운영에 중점을 둔 자신의 투구 철학을 밝힌 적이 있다.

구속은 커리어하이 때만큼 회복되지 않았으나 라우어는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초반 인터내셔널리그에서 8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52로 고전했지만, 상대적으로 타고투저인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11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최근 5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평균자책점은 2.86(22이닝 7자책)까지 내려간다.

라우어는 패스트볼 구속이 저하된 이후 커터의 비중을 높였다. 2022년 19.8%에서 2023년 35.8%로 구사율이 높아졌고, 올해 마이너리그에서도 22.8%의 비율로 커터를 던졌다. 올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라우어의 커터는 피안타율 0.368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5경기서 커터 비율을 24.1%로 높이고도 피안타율은 0.222로 낮아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KIA 구단은 라우어 영입을 공식 발표할 당시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이 장점이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0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151km/h의 빠른공과 낙차 큰 커브가 위력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무대에서는 다소 느린 구속이지만 KBO리그에서 평균 140km/h 중반을 던지는 좌완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커터와 커브가 기대만큼 위력을 발휘한다면 KIA가 기대했던 '우승 청부사'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과연 라우어가 첫 등판에서 'MLB 통산 36승 투수'의 명성에 걸맞은 투구를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OSEN, 게티이미지코리아
기록=베이스볼 서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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