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수 무안타로 경기 못 이겨'' 사상 최초 50-50 보이는데 2할 7푼과 경쟁이라니...DH 오타니, 편견 깨는 게 이렇게 어렵다
입력 : 2024.09.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선뜻 이해하기는 어렵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여전히 MVP 투표에서 해볼 만한 경쟁 상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메이저리그(MLB) 프리랜서 기자 스기우라 다이스케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내셔널리그(NL) MVP 경쟁에 대한 현지의 분위기를 알렸다. 그는 뉴욕 메츠를 정기적으로 취재하는 기자의 말을 인용해 프란시스코 린도어에 대한 칭찬을 소개했다. 스기우라에 따르면 메츠 담당 기자는 "린도어는 확실히 수비에서 차이를 만드는 선수다. 여기에 30-30 클럽까지 가입하면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2015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데뷔한 린도어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동안 메츠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31홈런-31도루로 데뷔 첫 30-30 클럽에 가입하는 등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타자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71(564타수 153안타) 29홈런 81타점 95득점 25도루 OPS 0.835로 훌륭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다만 개인 통산 타율(0.274)보다 낮은 린도어의 타격 성적을 MVP 컨텐더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올 시즌 통산 세 번째, NL 첫 MVP에 도전하는 오타니와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크다. 오타니는 3일까지 44홈런-46도루로 MLB 최초 50-50에 도전할 만큼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35경기 타율 0.292(537타수 157안타) 44홈런 98타점 109득점 46도루 OPS 0.993이다. 모든 지표에서 린도어를 앞선다.




린도어와 오타니가 비교 대상으로 묶인 배경에는 '수비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 투타 겸업 '이도류'로 두 차례 MVP를 수상했던 오타니는 올 시즌 팔꿈치 수술 재활 문제로 타석에서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수비에 참여하지 않는 지명타자가 MLB 역사상 MVP를 수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MVP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평가하기 때문에 타격 성적만으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린도어의 수비력은 날고 기는 MLB 유격수 사이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승리기여도(WAR)에서 린도어(6.7)가 오타니(6.3)를 앞서는 것도 둘의 경쟁 구도를 부추기는 데 한몫했다.

오타니의 약점은 린도어를 응원하는 측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메츠를 지휘했던 벅 쇼월터 감독은 3일 SNY Mets에 출연해 "린도어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해도 경기에서 이길 수 있지만, 지명타자(오타니)는 4타수 무안타로 팀을 이기게 할 수 없다"며 린도어를 MVP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가장 수위가 약하다고 보면 될 정도로 지명타자 오타니를 향한 냉소적인 시선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여려 편견에도 불구하고 3일까지 MVP 레이스에서 앞서는 건 오타니다. 미국 매체 '폭스 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NL MVP 배당률에서 린도어, 마르셀 오즈나, 엘리 데 라 크루즈, 브라이스 하퍼, 케텔 마르테를 모두 따돌리고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타니와 린도어의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큰 화젯거리가 될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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