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배우 조진웅이 다시 한번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영화 '데드맨'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세계로 초대한다. 활동명인 부친의 이름, 늦둥이 딸의 존재, 배우의 가치. 조진웅을 제대로 살게 하는 힘이다.
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의 배우 조진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 조진웅이 하루아침에 바지사장계 에이스에서 '데드맨'이 된 남자 '이만재' 역을 맡아 전매특허 추적 연기를 펼친다.
조진웅은 '데드맨'이 사회의 단면을 그려냈다고 말하며 "내가 모르는 부분도 많고, 사실 '굳이 다 들여다봐야 하나' 싶은 부분이기도 한데 영화의 소재일 뿐이다. 이름값 하면서 살자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하며 "사실 처음에는 좀 섬뜩하기도 했다. 이 사람이 한순간에 당해버리는 거 아닌가. 보이스피싱도 그렇고, 우리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서 엉망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왜 바보 같이 알아보지도 않고 당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게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특히 '데드맨'을 연출한 하준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각본을 공동 집필했고, 해당 소재에 대해 5년 동안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진웅은 "봉준호 감독님이 하준원 감독이 데뷔한 것을 굉장히 뿌듯해하시더라. '촬영할 때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선한 사람'이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메가폰을 잡고 있을 때도 현장에서 화 한번을 안 냈다"며 "작품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초고를 보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참고가 많이 됐다. 많이 애정하시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하준원 감독의 작품인 것을 몰랐다는 조진웅은 "저는 항상 감독 이름을 빼고 시나리오를 본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면 미팅하고,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재인 만큼, 하준원 감독이 오랜 시간 구축한 시나리오가 중요했을 터다. 조진웅은 "디렉션에 대해서는 크게 말씀하신 부분은 없었다. 현장이 열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없으셔서 미안해하기도 하셨는데 어느 현장이든 완벽하게 갈 수는 없으니까 다 감안하고 하는 거라고 했다. 어떤 때는 없는 괴물도 봐야 하는데 그거보다는 낫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데드맨'에서 하루아침에 이름도, 인생도 빼앗긴 인물의 심경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봉준호 감독은 조진웅의 연기에 대해 "대사를 자유자재로 재조립해서 늘였다 풀었다 하는 절묘한 리듬감이 인상적"이라고 칭찬하기도.
이에 조진웅은 "캐릭터가 다중인격이라서 변하는 건 아니다. 작품마다 일관적인 캐릭터도 있고, 상황에 부딪혀서 감정이 달라지는 캐릭터도 있지만, '데드맨' 속 만재는 다른 사람이 돼버린다. 죽음의 문턱 앞에 가기도, 어떨 때는 비굴하게 빌어야 하는 상황 앞에 놓이는데 한 번도 나서서 해결하지는 못한다"며 "'이걸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상황에 나를 던져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뭔가를 따로 준비할 수는 없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평소 캐릭터의 DNA를 심고, 연기하려고 노력한다는 조진웅은 "시나리오 분석이 가장 중요한데 사실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이 정답인 것 같다. 그걸 디테일하게 체득하기 위해서는 감독, 작가와의 인터뷰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저는 전라도 깡패 역할이면 벌교 깡패를 찾아갔다. 만나보면 호흡이 나온다. '강적'(2006)'에서 형사 역을 맡았을 때는 한 경찰서의 강력 6팀과 합숙도 했다. 범인을 검거하진 않지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옆에서 어떻게 하는지 보는 거다"라고 말했다.
다만, '데드맨'을 위해 바지사장을 만나볼 순 없었다고. 그는 "종류와 업종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하지 않나. 그래서 이 시나리오의 치밀함에 대해 칭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실제 부친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진웅은 '이름값'이라는 메시지에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을 터. 그는 "사실 저는 이름값을 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은 셈이다. 예를 들어 '오늘부터 담배 끊고 다이어트할 거야'라고 말해놓으면 다음에 담배를 피우거나 많이 먹을 때 주변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매번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똑바로 살아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지는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것은 지키면서 살자는 생각은 한다. 그런 지점이 이 영화와 아주 맞닿아있지 않나 생각한다. 출연에도 그런 부분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 한 번도 아버지의 이름으로 활동한 데 대한 후회는 없었다고. 조진웅은 "아버지도 많이 익숙해진 상태고, 처음부터 반대하지도 않으셨다. 내 영화가 개봉하는데 왜 본인이 밥을 사고 다니시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으며 "그래도 아버지 카드 한도 올려드렸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조진웅은 배우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기도. 그는 "배우는 소중한 직업이다. 저는 관객을 일선에서 만나기 때문에 (작품을) 마구잡이로 할 수 없다. 시나리오 선정이나 작품의 시기도 중요하다. 이 이야기가 던지는 화두가 관객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중요한 것 같다"며 "극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극장이라는 마법 같은 공간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진웅은 배우를 넘어 제작자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OTT 작품의 제작을 준비 중인 조진웅은 "제가 제작하고, 주연도 맡는다.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결정했다. 원래 영화 스크립트였는데 OTT로 풀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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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의 주연배우 조진웅이 6일 오전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콘텐츠웨이브 2024.02.06 /사진=이동훈 |
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의 배우 조진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 조진웅이 하루아침에 바지사장계 에이스에서 '데드맨'이 된 남자 '이만재' 역을 맡아 전매특허 추적 연기를 펼친다.
조진웅은 '데드맨'이 사회의 단면을 그려냈다고 말하며 "내가 모르는 부분도 많고, 사실 '굳이 다 들여다봐야 하나' 싶은 부분이기도 한데 영화의 소재일 뿐이다. 이름값 하면서 살자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하며 "사실 처음에는 좀 섬뜩하기도 했다. 이 사람이 한순간에 당해버리는 거 아닌가. 보이스피싱도 그렇고, 우리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서 엉망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왜 바보 같이 알아보지도 않고 당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게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특히 '데드맨'을 연출한 하준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각본을 공동 집필했고, 해당 소재에 대해 5년 동안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진웅은 "봉준호 감독님이 하준원 감독이 데뷔한 것을 굉장히 뿌듯해하시더라. '촬영할 때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선한 사람'이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메가폰을 잡고 있을 때도 현장에서 화 한번을 안 냈다"며 "작품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초고를 보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참고가 많이 됐다. 많이 애정하시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하준원 감독의 작품인 것을 몰랐다는 조진웅은 "저는 항상 감독 이름을 빼고 시나리오를 본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면 미팅하고,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의 주연배우 조진웅이 6일 오전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콘텐츠웨이브 2024.02.06 /사진=이동훈 |
조진웅은 '데드맨'에서 하루아침에 이름도, 인생도 빼앗긴 인물의 심경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봉준호 감독은 조진웅의 연기에 대해 "대사를 자유자재로 재조립해서 늘였다 풀었다 하는 절묘한 리듬감이 인상적"이라고 칭찬하기도.
이에 조진웅은 "캐릭터가 다중인격이라서 변하는 건 아니다. 작품마다 일관적인 캐릭터도 있고, 상황에 부딪혀서 감정이 달라지는 캐릭터도 있지만, '데드맨' 속 만재는 다른 사람이 돼버린다. 죽음의 문턱 앞에 가기도, 어떨 때는 비굴하게 빌어야 하는 상황 앞에 놓이는데 한 번도 나서서 해결하지는 못한다"며 "'이걸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상황에 나를 던져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뭔가를 따로 준비할 수는 없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평소 캐릭터의 DNA를 심고, 연기하려고 노력한다는 조진웅은 "시나리오 분석이 가장 중요한데 사실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이 정답인 것 같다. 그걸 디테일하게 체득하기 위해서는 감독, 작가와의 인터뷰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저는 전라도 깡패 역할이면 벌교 깡패를 찾아갔다. 만나보면 호흡이 나온다. '강적'(2006)'에서 형사 역을 맡았을 때는 한 경찰서의 강력 6팀과 합숙도 했다. 범인을 검거하진 않지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옆에서 어떻게 하는지 보는 거다"라고 말했다.
다만, '데드맨'을 위해 바지사장을 만나볼 순 없었다고. 그는 "종류와 업종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하지 않나. 그래서 이 시나리오의 치밀함에 대해 칭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의 주연배우 조진웅이 6일 오전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콘텐츠웨이브 2024.02.06 /사진=이동훈 |
이어 "그렇다고 매번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똑바로 살아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지는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것은 지키면서 살자는 생각은 한다. 그런 지점이 이 영화와 아주 맞닿아있지 않나 생각한다. 출연에도 그런 부분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 한 번도 아버지의 이름으로 활동한 데 대한 후회는 없었다고. 조진웅은 "아버지도 많이 익숙해진 상태고, 처음부터 반대하지도 않으셨다. 내 영화가 개봉하는데 왜 본인이 밥을 사고 다니시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으며 "그래도 아버지 카드 한도 올려드렸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조진웅은 배우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기도. 그는 "배우는 소중한 직업이다. 저는 관객을 일선에서 만나기 때문에 (작품을) 마구잡이로 할 수 없다. 시나리오 선정이나 작품의 시기도 중요하다. 이 이야기가 던지는 화두가 관객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중요한 것 같다"며 "극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극장이라는 마법 같은 공간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진웅은 배우를 넘어 제작자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OTT 작품의 제작을 준비 중인 조진웅은 "제가 제작하고, 주연도 맡는다.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결정했다. 원래 영화 스크립트였는데 OTT로 풀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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