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더 잘 칠 것이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봄꽃이 만개하듯 연일 장타쇼를 펼치고 있다. 3월의 침묵을 깨고 4월들어 확실한 중장거리형 타자로 변신하며 해결사 노릇까지 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묵묵히 기다려준 이범호 감독은 "페이스는 다 올라왔지만 조금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7일 2024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문학경기에서 시원스러운 홈런을 또 다시 쏘아올렸다. 1-3으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SSG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좌월홈런을 날렸다. 초구 122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었다. 비거리 120m짜리 추격의 한 방이었다. 김광현을 상대로 이날까지 14타수 6안타(1홈런) 타율 4할2푼7리의 고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타석 결정적인 찬스에서는 침묵한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7회 김선빈의 솔로포로 3-3 동점을 만든 후 이어진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노경은의 초구 슬라이더에 막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팀은 9회말 2사후 홈런 2방을 맞고 역전을 허용해 4-6으로 패했다.
팀은 패했지만 김도영은 4월들어 가파른 장타곡선을 긋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광주 삼성전에서 1회말 레예스를 상대로 130m짜리 좌중월 첫 홈런을 터트린 이후 장타본능이 깨어났다. 9일 광주 LG전에서 6회말 박명근을 상대로 결정적인 120m짜리 좌월 스리런포를 가동해 승기를 가져왔다. 쳤다하면 대형홈런이었다.
12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1-1로 팽팽한 3회초 페냐를 상대로 좌중월 130m짜리 대형홈런을 날려 역전에 성공했고 결승타로 이어졌다. 13일 하루는 숨을 고르더니 14일 한화전에서도 1회초 리드오프로 출전해 산체스의 초구를 공략해 110m짜리 선제솔로포를 가동했다. 2002년 이종범 이후 22년만에 나온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었다.
3월은 부진했다. 6경기에서 타율 1할5푼4리 1타점 1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377에 불과했다. 작년 손가락 부상 여파로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늦게 시작해서 정상 페이스가 아니었다. 이범호 감독은 타격감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실전에 기용했고 4월들어 폭발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
17일 현재 4월 13경기에서 3할3푼9리 5홈런 11타점 9득점 7도루 OPS 1.028의 타격을 펼치고 있다. 장타율이 3월 1할9푼2리에서 4월 6할6푼1리로 급등했다.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장타율은 7할8푼에 이른다. 가히 4번타자급 장타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나성범이 없어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장타가 침묵해도 김도영이 화끈하게 메워주고 있다.
이 감독이 타격코치시절부터 "땅볼 단타치지 말고 볼을 더 띄워서 쳐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 장타자로 확실히 변신하고 있다. 이 감독은 첫 홈런을 때린 직후 "앞으로 이런 타구 더 많이 나올 것이다"며 장타쇼를 예견한 바 있다. 16일에는 "시즌 출발이 조금 늦어 페이스가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 올라왔다. 조금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폭발을 주문했다.
이제는 탁월한 주루능력까지 더해지며 제2의 이종범이라는 칭호가 어울리고 있다. 선배 나성범을 모델로 벌크업을 통해 힘을 길렀고 탁월한 배팅 능력과 타석에서 경험까지 접목되면서 장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는 스타일이라 출루율이 숙제이지만 화끈한 장타로 메우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선배 이종범이 이룬 '30홈런-30도루'도 언제가는 도전할 날도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