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6회 들어가면 긴장한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35)이 흔치 않은 고백을 했다. 6회에 들어가면 긴장된다는 것이다.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7피안타(1홈런) 5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2승은 실패했지만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4-3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1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2회 우타자들인 권희동과 박건우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이어진 1사1,3루에서 김형준의 3루 내야안타로 선제점을 허용했다. 빗맞은 볼이 처리하기 애매한쪽으로 흘렀다. 그래도 오영수와 김주원을 범타로 유도하고 추가실점을 막았다.
2회말 소크라테스가 우중월 투런아치를 그려 단숨에 2-1로 역전했으나 3회 2사후 손아섭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4회와 5회는 가볍게 무실점으로 넘겼다. 5회를 마친 시점에서 투구수도 80구로 적당했다. 그러나 6회 고비가 찾아왔다. 올들어 계속되는 현상이었다.
손아섭에게 투스트라이클 잡고도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때부터 투구수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권희동은 5구만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박건우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고 1,2루 위기에 몰렸다. 6홈런을 기록중인 김성욱과는 7구 만에 삼진으로 잡았고 김형준은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특유의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6회만 25구를 던지며 진땀을 흘렸다. 마지막타자 김형준을 잡을 때 105구째였다. 올들어 최다 투구수였다. 개막부터 6회만 되면 다소 주춤했다. 개막 2경기 모두 6회 도중 강판했다. 이날도 6회 정재훈 투수코치에 이어 포수 김태군까지 마운드를 방문하는 장면이 있었다. 다른 투수 같았다면 바꿨을 수도 있었다. 기어코 3경기 연속 6이닝을 소화하는 집념을 보여주었다.
매경기 등판할때마다 설정한 6이닝 목표를 달성했다. 비록 타선이 화끈하게 터지지 않아 통산 170승은 실패했으나 자신의 몫을 다했다. 경기후 "오늘은 수비를 믿고 던졌다. 그리고 중간 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6이닝만 막자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무조건 채우고 내려오고 싶었다"며 6이닝 소화를 위안했다.
이어 "올해 들어 6회에 들어가면 긴장을 많이 한다. 첫 등판부터 목표로 하는 이닝이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나에게 과제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6회에 안타도 맞고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실점 없이 끝내기 위해 집중했다"며 6회 위기탈출의 비결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승리는 운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170승이 걸린 경기였지만 그것 마저 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쉽지 않다. 중요한건 팀이 이기는 것이다. 내가 나가는 경기에서 팀이 항상 이겼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