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철아 나 오늘...'' 김도영 엄살에 모두가 '빵' 터졌다, 고척 3루 더그아웃서 무슨 일이? [고척 현장]
입력 : 2024.04.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KIA 김도영(오른쪽)이 24일 고척 키움전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 앉아 윤영철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김도영(오른쪽)이 24일 고척 키움전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 앉아 윤영철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고척 스카이돔 3루 더그아웃에서는 대체 무슨 대화가 오고 간 것일까. 윤영철(20)은 대체 김도영(21·이상 KIA 타이거즈)에게 어떠한 말을 듣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윤영철이 들려준 두 아기 호랑이의 대화에 모두가 그야말로 '빵' 터졌다.

윤영철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1048명)에서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KIA는 윤영철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과 김도영의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결승 3루타에 힘입어 키움에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KIA는 19승 7패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 윤영철은 최고 141㎞의 느린 공으로도 슬라이더와 커터를 적절히 섞으며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총투구수 88구(직구 33구, 슬라이더 22구, 체인지업 15구, 커터 15구, 커브 3구)로 충분히 커리어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윤영철은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려고 한 것이 주효했다. 김태군 선배가 리듬을 빨리 가져가라고 주문했고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야수들이 워낙 좋기 때문에 내가 최소 실점만 하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가려고 한다. 오늘도 7이닝 못 채운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시즌이 길기 때문에 다음에 더 던지면 되니 괜찮다"고 활짝 웃었다.

초반 위기에도 갈수록 경기 내용이 나아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용규와 타석이 백미였다. 앞선 3회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적시타를 맞았던 윤영철은 5회 말 이용규와 재대결에서 같은 코스에 시속 139㎞ 빠른 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키움 김휘집을 상대로는 2회 말 1사 1, 2루, 7회 말 무사 1루서 두 차례 병살타를 끌어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KIA 김도영(오른쪽)이 24일 고척 키움전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 앉아 윤영철과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김도영(오른쪽)이 24일 고척 키움전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 앉아 윤영철과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날 중계화면에는 김도영과 윤영철이 더그아웃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잡혔다. 김도영이 어떠한 말을 건네자 홍조를 띤 윤영철이 배시시 웃었다.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를 묻자, 윤영철은 "(김)도영이 형이 오늘 헤이수스 공은 못 치겠다고 했다. '나 오늘 절대 못 치니까 알아서 잘 막아'라고 했다"며 "그러더니 (결승타를) 치고 오더라. 그때 돼서는 '내가 알아서 쳤다'고 장난을 쳤다'고 미소와 함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실제로 김도영은 헤이수스에게 6회 전까지 3구 삼진을 포함해 2타수 무안타 중이었다. 김도영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헤이수스는 1회 초 이창진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5회까지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구된 최고 시속 151㎞의 빠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통해 KIA 타자들에게 7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그만큼 압도적인 투구였다.

하지만 김도영은 끝내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KIA가 1-1로 동점을 만든 6회 초 2사 2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3루타를 때려내며 2-1 역전을 만들었다. 몇 ㎝만 높았어도 라인드라이브 홈런이 될 수 있는 총알 같은 타구였다. 그 뒤로 이우성의 적시타, 8회 3점을 내면서 KIA가 승리했고 김도영의 6회 안타는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김태군의 노련한 리드와 윤영철의 안정된 제구가 바탕이 되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윤영철이 긴 이닝 동안 자신의 역할을 너무나도 잘해줬다. 9회 말 위기 상황에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한 정해영의 활약도 칭찬해주고 싶다. 기록 달성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 대단한 기록을 쌓아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상대 선발투수의 공이 워낙 좋아서 5회 초까지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는데 6회 초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태군과 김호령의 연속안타 뒤 이창진이 귀한 결승타점을 만들어줬고, 김도영과 이우성의 연속 타점이 이어지면서 다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 8회 초 추가득점도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수에서 발전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이 분위기 계속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오늘도 함께 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영철 역시 "승리나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이기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팬들의 큰 응원 덕분에 오늘도 잘 던질 수 있었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 윤영철(왼쪽에서 3번째)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등판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윤영철(왼쪽에서 3번째)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등판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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