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광현이 데뷔 후 최악의 성적으로 부진하다. 이숭용 감독은 "과도기다. 패턴을 변화하고 완급 조절에 신경써야 한다"고 변화를 조언했다.
김광현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3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9피안타 1볼넷 2탈삼진 8실점으으로 부진했다. 김광현이 8실점을 허용한 것은 2015년 8월 29일 KT전(1⅔이닝 8실점) 이후 9년 만에 처음이었다. 또 2022년 이후 2년 만에 만루 홈런까지 얻어맞았다.
김광현은 1회부터 연속 4안타를 맞으며 3실점을 허용했다. 2회 삼자범퇴로 막아냈지만, 3회는 홈런 2방을 맞으며 5점을 허용했다. 김현수의 우중간 안타, 오스틴의 좌전 안타, 문보경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몰렸고, 1사 후 오지환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다. 후속 타자 김범석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5.24를 기록 중이다. 2008년 데뷔한 김광현이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다. 2011년 평균자책점 4.84가 가장 안 좋은 기록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18일 잠실구장에서 김광현이 패턴이나 완급 조절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투수 파트와 전력 분석팀과 얘기를 좀 했는데 이제 광현이가 패턴이나 완급조절에 좀 더 신경을 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성기 만큼의 직구 구속과 구위가 아니기에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이 감독은 “예전에 좋은 스피드, 150km가 넘는 직구와 슬라이더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나도 현역 때 광현이를 상대해봤기 때문에. 지금은 직구 스피드가 예전만큼은 안 나오니까, 직구 사용을 조금 고민해야 될 것 같다. 커브를 어떻게 극대화 시켜야 될지, 완급 조절이 사실 더 중요한 것 같다. 본인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염 감독은 “어제 실투가 많았다. 광현이는 제구가 되는 날과 안 되는 날 차이가 크다. 예전에는 힘이 있었으니까 제구가 좀 안 돼도 버텼는데, 이제 힘이 떨어지니까 제구 안 되는 날에는 우리 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좀 힘들어진다”며 말했다. 과거 SK감독 시절 김광현과 함께 했던 염 감독은 “어제 마음이 좀 안 좋더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광현이가 좋았을 때는 커브를 좀 많이 사용했다. NC전에 커브를 잘 활용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 이후 커브 보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고, 슬라이더가 몰리면서 맞기 시작했는데, 어제도 마찬가지였다”며 “과도기에 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았지만. 광현이가 베테랑이고, 우리 팀의 1선발이니까 본인이 고민을 좀 더 해봐야 된다고 본다. 전력분석팀에서 어드바이스하고 또 길잡이 역할을 좀 해주면 고민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옛날에 (송)진우 형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들었고 (구)대성이 형도 마찬가지고. 과거에 좋은 스피드를 갖고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나이가 들면 구속이 떨어진다. 지혜롭게 과도기를 극복하면 2~3년은 더, 진우형 처럼 오래 활약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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