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의 타격이 후반기 뜨겁다.
KIA는 7월 9경기에서 9승2패의 호성적을 거두었다. 전반기 막판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스윕을 하더니 후반 첫 상대였던 2위 LG 트윈스와의 잠실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천적 SSG 랜더스에 1승2패 루징시리즈로 잠시 추춤했다. 그러다 다시 2위 삼성을 광주에서 이틀연속 제압했다. 2등만 잡다보니 어느새 6경기 차 선두질주이다.
KIA 마운드는 위기상황이다. 2년째 풀타임 선발로 뛰던 윤영철이 척추피로골절로 이탈했다. 당분간 돌아오기 힘든 부상이다. 기존 선발들도 상대타자들에게 고전하고 있다. 제임스 네일, 양현종 원투펀치는 6이닝 소화가 쉽지 않아졌다. 대체 외인 캠 알드레드는 좌타에 강한데 우타자에게 약하다.
5이닝을 소화하며 수술로 시즌을 마감한 이의리 빈지리를 듬직하게 매워주었던 4선발 황동하도 최근 기복이 있다. 윤영철 대신 선발투수로 발탁한 김도현은 아직은 80구까지 던지려면 몇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선발진 전체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후반기 선두 유지에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불펜진도 녹록치는 않다. 개막부터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자 불펜이 그 부하를 다 받았다. 이기는 경기가 많으면 당연시 필승조의 출격횟수도 잦을 수 밖에 없다.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전상현 최지민이 7회, 8회, 9회를 막았고 장현식, 곽도규도 힘을 보탰다. 결국 여름이 되면서 구위가 떨어졌다. 정해영은 어깨 염증으로 한 달째 이탈중이고 최지민도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내려갔다.
마운드 전체가 흔들리는데도 9승2패의 호성적을 거둔 이유는 막강한 타선이다. 7월 11경기에서 팀타율 3할2푼4리를 기록중이다. 나머지 9개팀을 압도하는 타격이다. 11경기에서 99득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 8점이 넘는다. 말 그대로 상대 마운드를 박살내는 공포의 타선이다.
타선 전체가 활화산이다. 주요 타자들이 폭발적인 타격을 펼치고 있다. 불혹의 타점 1위 최형우는 타율 3할2푼3리 13타점, 나성범은 2할8푼6리 14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 앞에 찬스를 만들어주는 출루 머신들이 무섭다. '30홈런-30도루'를 노리는 김도영은 타율 3할5푼9리에 출루율이 4할8푼에 이른다. 상대가 정면승부를 꺼리지만 욕심내지 않고 걸어서 많이 나간다. 9타점도 올렸다.
리드오프로 자주 나섰던 소크라테스는 3할4푼7리, 출루율 4할1푼8리, 11타점, 14득점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역시 주로 2번으로 나섰던 최원준은 더 놀랍다. 타율 4할5푼, 출루율 5할4푼2리, 10타점, 10득점에 이른다. 7월 OPS 1.167를 기록, 김도영(1.095)보다 높은 팀내 1위이다. 9번타자 박찬호도 3할8리 5타점 11득점을 올리고 있다.
장타 등 한 방도 많이 터지지만 기습번트와 단타에 홈까지 들어오는 스피드 야구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다 주력타자들이 모두 활황세를 타자 덩달아 변우혁, 박정우, 홍종표, 서건창도 영양가 있는 타격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3할 타자 이우성이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전혀 빈자리를 느낄 수 없다. 이범호 감독은 "우성이가 돌아오면 김선빈과 함께 6~7번 타순도 더 강해진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3득점 이상의 빅이닝 횟수도 많다. 7월 11경기에서 모두 14번이나 만들어냈다. 9회 두 번이나 5득점을 올리며 역전승을 따냈고 9회 2점으로 뽑아 동점을 만들고 10회 3득점으로 경기를 잡기도 했다. 특히 0-7로 넘어간 경기를 9-7로 뒤집는 공포의 타선이다. 나성범은 "투수들이 5점 주면 10점을 뽑자는 분위기이다"며 타자들의 득점본능을 전했다. 선두를 이끄는 화끈한 타격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