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공교롭게도 올해 라이벌전에서만 한 경기 멀티홈런을 달성했다. 외국인선수이지만,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기에 두산을 만나면 피가 끓는다.
오스틴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9차전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2홈런) 5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6-7 대승을 이끌었다.
1회말 우전안타로 몸을 푼 오스틴은 3회말 첫 홈런포를 가동했다. 풀카운트 끝 두산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의 7구째 바깥쪽 슬라이더(128km)를 공략, 비거리 105m 우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이후 6경기 만에 시즌 19호포를 신고했다.
오스틴은 4회말 투수 땅볼에 이어 6회말 다시 한 번 아치를 그렸다. 1사 1, 3루 찬스에서 1루 대주자 최승민이 2루 도루에 성공한 상황. 오스틴은 2B-2S에서 홍건희의 7구째 몸쪽 직구(146km)를 받아쳐 비거리 118m 좌월 쐐기 3점홈런을 날렸다. 오스틴의 한 경기 멀티홈런은 공교롭게도 6월 1일 두산전 이후 48일 만이었다.
오스틴은 이에 그치지 않고 7회말 1사 1, 3루 찬스에서 1타점 2루타까지 날리며 시즌 첫 한 경기 4안타를 달성했다.
경기 후 만난 오스틴은 “홈런 2개를 쳐서 굉장히 좋았다. 팀 분위기가 슬슬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제 승부처가 아니겠는가. 이 마지막 남은 승부처를 어떻게 잘 풀어나가느냐가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공교롭게도 두산 상대로만 두 차례 멀티홈런을 달성한 오스틴.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아마 잘 모르겠지만, 라이벌전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LG-두산전 하면 팬들이 너무 많이 와서 응원을 많이 해 양 쪽 에너지가 넘친다. 그 에너지를 받다보니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는 거 같다. 두산도 항상 잘하고 있고 우리도 잘하다보니 팽팽한 흐름에서 힘이 난다”라고 밝혔다.
본인이 맡고 있는 3번 타순에 대한 솔직한 속내도 들을 수 있었다. 오스틴은 “난 계속 맡아온 4번을 선호하는데 LG라는 팀에 소속된 내 임무는 타자로 나가게 되면 어느 타순이든 상관없이 베이스로 나가서 득점하고 타점을 올려야한다. 그게 내 주된 임무다. 나는 3번이든 9번이든 경기만 내보내주면 타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들어올 생각이다”라고 남다른 팀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LG는 이날 승리로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최근 4연승, 두산전 4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50승(2무 42패) 고지를 밟았다. 다만 선두 KIA 타이거즈의 독주로 인해 1위와의 승차가 6경기로 벌어져 있는 상태다.
오스틴은 6경기를 좁힐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솔직히 어렵긴 하지만 야구가 운이 따르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가 승리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한 번이라도 KIA가 흔들리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그런데 KIA가 올해 워낙 잘한다. 내가 말한 흔들리는 시기가 올지 의심이 된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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