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파리(프랑스), 이인환 기자] 2전 3기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올림픽만 오면 운이 없던 이우석이 마침내 올림픽 무대서 태극 마크를 달고 웃을 수 있었다.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4회전서 세계 랭킹 2위 프랑스를 상대로 5-1(57-57, 59-58, 59-56)로 승리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양궁 단체전은 2000 시드니 대회부터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까지 3연패를 기록했으나 2012년 런던 대회에선 금메달을 놓치면서 연패 행진이 중단됐다. 심기 일전한 남자 양궁은 2016 리우와 2020 도쿄, 2024 프랑스에서 잇달아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한국 양궁의 위상을 높혔다.

전날 열린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는 태극 낭자들이 힘을 냈다.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은 같은 장소서 전날 네덜란드와 중국과 슛오프 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전무후무한 단체전10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남여 양궁 단체전을 석권하면서 양궁 최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한국은 예선 라운드에서 1번 시드를 받아 1회전을 거르고 8강부터 경쟁한다. 선수들의 폼도 좋다. 지난 25일 진행된 랭킹전에서 세 명 모두 상위 5위 안에 들며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우진은 686점을 쏴 전체 1위를 기록하면서 날이 선 모습이었다. 한국은 8강에서 일본을 6-0, 4강에서 중국을 5-1로 잡으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멕시코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살아남은 강호 프랑스. 세계 랭킹 2위에 개최국 이점까지 더해져서 쉽지 않은 숭부가 예상됐다. 프랑스는 2006년생 바티스트 아디스에 토마 시로, 장샤를 발라돈트 등 신구 조화가 이루어진 라인업으로 한국을 위협했다.

한국도 잠시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 1세트 한국은 57점을 기록했지만 프랑스도 2번 사수 발라돈과 아디스가 내리 10점을 쏘면서 그대로 따라 붙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기세를 꺽어버린 것은 '2전 3기' 이우석의 냉정한 한 발이었다. 1번 사수였던 이우석은 10점을 쏘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이우석의 10점을 시작으로 김제덕이 10점, 김우진이 10점을 쏘면서 텐텐텐으로 프랑스를 흔들었다. 이 압박에 흔들리면서 프랑스가 28점에 그쳤다. 여기에 이우석이 내리 10점을 넣으면서 2세트는 59-58로 말 그대로 신에 근접한 명승부 끝에 한국이 3-1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3세트도 이우석은 돋보였다 특히 이우석과 김제덕은 내리 2발을 모두 10점을 쏘면서 상대를 흔들었다. 이우석은 결승전에서 6발을 모두 10점으로 쏘면서 자신의 첫 금메달과 한국의 3연패를 가져왔다. 재밌는 점은 이우석에게 이번 대회 자체가 첫 올림픽이라는 점이다.

선발전이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한국 양궁의 특성상 이우석도 수차례 고전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전에서는 4위를 기록해서 3위까지 선발되는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도 운이 없었다. 당시 이우석은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나 올림픽이 코로나로 1년 연기되면서 재 선발전이 열리자 거기서 3위 안에 들지 못하면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그래도 이번에는 달랐다. 늦게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고난을 이겨내고 도착한 올림픽 무대에서 최고로 돋보였다. 드디어 평가전을 3위 이내로 통과한 이우석은 올림픽서 태극 마크를 달고 나선 첫 대회서 결승전 10점 6발을 적중시키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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