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울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손흥민이 골 넣을까? 노 찬스!"
김민재(28)가 토마스 뮐러(35, 이상 바이에른 뮌헨)의 호언장담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바이에른 뮌헨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맞붙는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방한이 구단 역사상 최초다. 지난 1900년 창단 이후 124년 역사 이래 첫 방한이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은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새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과 주장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자말 무시알라 등 핵심 선수들이 팬들의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별한 손님도 있었다. 바로 동료들을 마중하러 나온 김민재. 먼저 한국에 들어왔던 그는 구단 훈련복을 입고 공항에 나타나 직접 동료들을 맞이했다. 김민재는 노이어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세르부스 코리아(안녕하세요 한국)'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며 한국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한국 팬들은 뜨거운 환대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맞이했다. 독일 '빌트'는 "수백 명의 팬들이 스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놀라운 한국 환영회! 노이어는 이런 광경을 예상했을까?"라며 "김민재와 함께 300명이 넘는 한국 팬들이 공항 입국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기다렸다. 콤파니 감독과 새로운 미드필더 팔리냐 등을 향해 응원과 함께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은 이에 대한 감사로 사인과 셀카를 듬뿍 선물했다"라고 전했다.
이제는 본격적인 무대의 막을 올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 양 팀이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손흥민 막기에 나선다. 마누엘 노이어(GK)와 김민재, 요주아 키미히, 세르주 그나브리, 라파엘 게헤이루, 샤사 보이, 토마스 뮐러, 마티스 텔, 요시프 스타니시치,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가브리엘 비도비치가 선발로 나선다.
김민재와 스타니시치가 중앙 수비 듀오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벤치에는 레온 고레츠카, 에릭 다이어, 주앙 팔리냐, 콘라트 라이머,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이 앉는다.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을 필두로 굴리엘모 비카리오(GK), 라두 드라구신, 제임스 매디슨, 아치 그레이,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 페드로 포로, 제드 스펜스, 파페 사르, 벤 데이비스가 먼저 출격한다.
지난 팀 K리그전과 마찬가지로 쿨루셉스키가 최전방을 책임지고, 손흥민-매디슨-존슨이 2선을 구성할 전망이다. 교체 명단엔 올리버 스킵, 이브 비수마, 에메르송 로얄, 루카스 베리발, 티모 베르너, 마노르 솔로몬, 마이키 무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나란히 선발로 나서면서 팬들이 고대하던 '국가대표 공수 맞대결'이 성사됐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둘은 처음으로 서로를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손흥민은 팀 K리그전을 마친 뒤 "김민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수비수다. 대표팀은 물론이고 유럽 축구에서도 장점이 많은 선수다. 항상 같은 팀에서 뛰었는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모두 다치지 않고 재미있는 경기, 행복한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민재도 2일 프리매치 기자회견을 통해 "흥민이 형이랑은 연습에서만 상대했다. 다른 소속팀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좋은 선수고 최대한 잘 막으려 해야 한다. 흥민이 형 말고도 다른 능력 좋은 선수들이 토트넘에 많다. 흥민이 형과 마주치고 싶진 않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베테랑 공격수 뮐러는 자신만만했다. 그는 김민재가 손흥민을 꽁꽁 묶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이었다. 뮐러는 2일 열린 팬미팅에서 김민재를 향해 "(손흥민이) 내일 골을 넣을까?"라고 질문한 뒤 "노 찬스(기회는 없다)!"라고 자문자답했다. 김민재에 대한 신뢰가 담긴 장난이었다.
다만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열린 팀 K리그와 맞대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예열을 마쳤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에만 두 차례 골망을 흔들며 펄펄 날았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드리블과 날카로운 슈팅 모두 손흥민다웠다. 그는 지난주 열렸던 비셀 고베(일본)과 친선경기에서도 골 맛을 본 바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경기가 본격적인 프리시즌 첫 경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독일에서 FC 로타흐-에게른(14-1 승), FC 뒤렌(1-1 무)과 맞대결을 펼치긴 했지만, 각각 7부리그와 4부리그 팀이었다. 토트넘전을 통해 제대로 실력을 평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6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울 예정이다. 이미 킥오프 4시간 전부터 수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서울의 체감 온도는 무려 37°C로 폭염 경보가 발령됐지만, 스타들을 두 눈에 담으려는 팬심을 막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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