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히샬리송(27)에겐 악재, 손흥민(32, 이상 토트넘 홋스퍼)에겐 호재다. 스트라이커를 찾아 헤매던 토트넘이 도미닉 솔랑케(27, 본머스) 영입에 온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영국 'BBC'는 "토트넘은 솔랑케 영입전에 직면했다. 이달 말 이적시장이 마감되기 전에 솔랑케를 주요 타깃으로 지목했다. 그는 커리어 다음 단계를 밟고, 유럽대항전에 나서는 팀에 합류함으로써 국가대표 발탁 가능성을 높일 준비가 돼 있다"라고 보도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토트넘은 솔랑케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본머스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합의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됨에 따라 솔랑케도 토트넘 측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라고 전했다.
앞서 그는 "토트넘이 솔랑케를 최종 영입 후보 명단에 올렸다. 그들은 바이아웃 조항 금액인 6500만 파운드(약 1137억 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초기 협상이 진행됐다. 다만 본머스는 여전히 솔랑케를 지키길 원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솔랑케 역시 토트넘 합류에 청신호를 밝힌 상황. 관건은 토트넘과 본머스의 이적료 협상이다. 본머스로서는 솔랑케와 계약 기간이 2027년 6월까지로 3년이나 남아있기에 급할 것이 없다. 토트넘이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에 달하는 6500만 파운드를 투자할 수 있을지 혹은 이적료를 깎을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에 따라 영입 성공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올여름 토트넘의 가장 큰 숙제는 스트라이커 영입이다. 1년 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공백을 아직 메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스트라이커는 여전히 우리 선수단에서 가장 얇은 포지션"이라며 공격수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선언했다.
토트넘 공격진을 들여다보면 2003년생 알레호 벨리스는 여전히 즉시전력감이 아니다. 그는 성장 기회를 얻고자 에스파뇰로 임대를 떠났다. 2005년생 윌 랭크셔도 유스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1군 무대에서 뛸 수준은 아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시즌 경기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에게 원톱 자리를 맡기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히샬리송의 부상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택한 전술이긴 하지만, 썩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공격수 영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에도 손흥민 원톱으로 버텼다. 처음에는 히샬리송에게 주전 9번 역할을 맡겼지만, 결정력이 너무나 모자랐다. 그는 리그 초반 12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 대신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확실히 히샬리송과 달랐다. 그는 제임스 매디슨과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득점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물론 상대가 갈수록 파훼법을 찾아오면서 한계도 보였지만, 손흥민은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앞으로도 손흥민에게 모든 걸 맡길 순 없는 상황.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을 9번 공격수로 쓰는 건 '재능 낭비'라며 강력한 스트라이커를 영입해 실험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토트넘도 정통 공격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산티아고 히메네스(페예노르트)와 아이반 토니(브렌트포드), 두샨 블라호비치(유벤투스) 등 여러 이름이 거론됐지만, 솔랑케가 최종 후보로 낙점된 모양새다.
솔랑케는 첼시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잉글랜드 공격수다. 그는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2017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조국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격인 골든볼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솔랑케는 첼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7년 리버풀로 이적했다. 리버풀 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솔랑케는 리버풀에서도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대로 잊히는가 싶었다.
본머스 이적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솔랑케는 첫 시즌엔 부진했지만, 다음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15골 11도움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1-2022시즌엔 46경기에서 29골 7도움을 몰아치며 본머스의 프리미어리그 승격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솔랑케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재능을 입증했다. 2022-2023시즌엔 리그 6골 7도움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2023-2024시즌엔 리그에서만 19골을 몰아치며 득점 4위에 이름을 올렸다. 12위에 그친 본머스에서 쌓은 기록이기에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제 솔랑케를 데려오기로 마음 먹은 토트넘. 자연스레 히샬리송의 입지는 줄어들게 됐다. BBC는 "히샬리송은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토트넘은 그의 이적 여부와 상관없이 또 다른 공격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히샬리송은 토트넘 지난 2022년 여름 무려 6000만 파운드(약 1048억 원)의 이적료로 에버튼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첫 시즌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며 리그 1골에 그쳤고, '먹튀'라는 오명을 얻었다. 에버튼과 브라질 대표팀에서 보여주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지난 시즌은 그나마 나았다. 히샬리송은 시즌 초반엔 형편없는 결정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뒤 달라졌다. 갑자기 득점 행진을 시작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리그 1492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최종 성적은 11골 4도움.
프리시즌에서도 부상으로 신음 중인 히샬리송. 그는 솔랑케 영입설까지 겹치면서 이적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유력한 행선지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와 거론되는 중. 영국 '더 타임스'는 "히샬리송은 사우디 프로 리그 이적이 예상된다"라며 "히샬리송은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아직 3년이나 남았다. 하지만 해외 이적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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