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는 메이저리그(ML) 5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집결했다. 그들이 지켜본 가운데 가장 빛난 건 실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위 팀 타선을 잠재운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28·키움 히어로즈)였다.
후라도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6000명)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후라도의 역투 덕분에 경기 후반까지 1점 차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후 8회 이주형의 동점타, 9회 최주환의 끝내기 솔로포가 터지며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키움 홍원기 감독도 "후라도가 1선발답게 좋은 투구를 펼쳤다.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에이스의 역투 덕에 흐름을 넘기지 않을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개 구단, 내셔널리그의 동부·중부·서부지구의 각 1개 구단씩 총 5개 구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방문해 경기를 지켜봤다. 그들 앞에서 후라도는 직구 39구, 체인지업 23구, 슬라이더 11구, 투심 패스트볼 11구, 커브 9구, 커터 4구 등 총 97구의 공으로 KIA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쇼를 펼쳤다.
8월 들어 주춤하긴 하지만, 이 경기 전까지 KIA는 팀 타율 1위(0.295), OPS 1위(0.821)의 최강 타선이었다. 그만큼 후라도에게도 계속해서 위기가 찾아왔고 내야진의 아쉬운 수비에 실점의 순간도 몇 차례 있었다. 2회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좌익선상 2루타, 최원준에게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맞아 1실점 했다. 3회에는 김도영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놓였으나, 소크라테스를 중견수 뜬 공으로 돌려세웠다.
4회에는 유격수의 포구 미스와 최원준의 도루에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체인지업 3개를 연거푸 던져 이창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박찬호마저 공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5회에는 김도영의 강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에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김도영은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에 빠른 발로 3루까지 내달렸고 후라도를 또 한 번 1사 3루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후라도의 피칭이 빛났다. 급하게 달려드는 나성범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쏙쏙 떨어트리며 헛스윙을 끌어내고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다. 소크라테스마저 초구 커브를 건드리면서 후라도는 너무나 쉽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에는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그렇게 후라도는 24번째 선발 등판에서 시즌 19번째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자 10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경기 후 후라도는 4회 초 1사 1, 3루 위기에 대해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은 멘탈 싸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투구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승리는 챙기지 못했으나,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9, 152⅓이닝 138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7로 올 시즌 KBO 투수 중 가장 먼저 150이닝을 돌파했다. QS와 QS+ 역시 리그 단독 1위다. 이에 후라도는 "내가 가진 모든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진 게 주효한 것 같다. 평소같이 최대한 공격적으로 낮은 공에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게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남겼다.
키움에 오기 전까지 후라도는 2020년 팔꿈치 수술로 2021시즌까지 나서지 못했고 2022년부터 부상자 명단에만 세 차례 오르며 건강에 대한 우려가 따라다녔다. 그렇기에 지난해 풀타임 소화에도 불안한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홍원기 감독 역시 지난달 28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지난해는 후라도의 팔꿈치 수술 이력 때문에 굉장히 불안했고, 올해는 또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이기 이전에 (에이스로서) 책임감이 있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83⅔이닝 투구에 이어 올해도 150이닝을 가장 먼저 돌파하며 영입 당시 있었던 유리 몸 의심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건강한 후라도는 아직 어리고 약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꼴찌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주고 있다. 경기 후반까지 1위 팀을 상대로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끝내 이날 경기처럼 승리를 따내는 것만큼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있어 도움이 되는 경험은 없다. 그리고 그 모습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봤다. 후라도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투수 경력이 있는 만 28세의 투수로 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였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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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IA전이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후라도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6000명)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후라도의 역투 덕분에 경기 후반까지 1점 차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후 8회 이주형의 동점타, 9회 최주환의 끝내기 솔로포가 터지며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키움 홍원기 감독도 "후라도가 1선발답게 좋은 투구를 펼쳤다.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에이스의 역투 덕에 흐름을 넘기지 않을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개 구단, 내셔널리그의 동부·중부·서부지구의 각 1개 구단씩 총 5개 구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방문해 경기를 지켜봤다. 그들 앞에서 후라도는 직구 39구, 체인지업 23구, 슬라이더 11구, 투심 패스트볼 11구, 커브 9구, 커터 4구 등 총 97구의 공으로 KIA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쇼를 펼쳤다.
8월 들어 주춤하긴 하지만, 이 경기 전까지 KIA는 팀 타율 1위(0.295), OPS 1위(0.821)의 최강 타선이었다. 그만큼 후라도에게도 계속해서 위기가 찾아왔고 내야진의 아쉬운 수비에 실점의 순간도 몇 차례 있었다. 2회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좌익선상 2루타, 최원준에게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맞아 1실점 했다. 3회에는 김도영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놓였으나, 소크라테스를 중견수 뜬 공으로 돌려세웠다.
4회에는 유격수의 포구 미스와 최원준의 도루에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체인지업 3개를 연거푸 던져 이창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박찬호마저 공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5회에는 김도영의 강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에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김도영은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에 빠른 발로 3루까지 내달렸고 후라도를 또 한 번 1사 3루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후라도의 피칭이 빛났다. 급하게 달려드는 나성범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쏙쏙 떨어트리며 헛스윙을 끌어내고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다. 소크라테스마저 초구 커브를 건드리면서 후라도는 너무나 쉽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IA전이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후에는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그렇게 후라도는 24번째 선발 등판에서 시즌 19번째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자 10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경기 후 후라도는 4회 초 1사 1, 3루 위기에 대해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은 멘탈 싸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투구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승리는 챙기지 못했으나,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9, 152⅓이닝 138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7로 올 시즌 KBO 투수 중 가장 먼저 150이닝을 돌파했다. QS와 QS+ 역시 리그 단독 1위다. 이에 후라도는 "내가 가진 모든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진 게 주효한 것 같다. 평소같이 최대한 공격적으로 낮은 공에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그게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남겼다.
키움에 오기 전까지 후라도는 2020년 팔꿈치 수술로 2021시즌까지 나서지 못했고 2022년부터 부상자 명단에만 세 차례 오르며 건강에 대한 우려가 따라다녔다. 그렇기에 지난해 풀타임 소화에도 불안한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홍원기 감독 역시 지난달 28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지난해는 후라도의 팔꿈치 수술 이력 때문에 굉장히 불안했고, 올해는 또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이기 이전에 (에이스로서) 책임감이 있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83⅔이닝 투구에 이어 올해도 150이닝을 가장 먼저 돌파하며 영입 당시 있었던 유리 몸 의심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건강한 후라도는 아직 어리고 약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꼴찌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주고 있다. 경기 후반까지 1위 팀을 상대로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끝내 이날 경기처럼 승리를 따내는 것만큼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있어 도움이 되는 경험은 없다. 그리고 그 모습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봤다. 후라도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투수 경력이 있는 만 28세의 투수로 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였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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