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 신인 김윤하(19)가 선발 전환 6경기 만에 벌써 3차례 7이닝 소화하며 이닝이터로서 가능성을 열었다.
김윤하는 와부초(남양주리틀)-덕수중-장충고를 졸업하고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에 지명된 우완 투수다. 어머니가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사촌 누나이자 프로 골퍼 박현순 씨여서 지명 당시부터 '박찬호 조카'로 유명세를 탔다.
최고 시속 151㎞, 평균 140㎞ 중후반의 직구에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2024 드래프트에 지명된 키움 신인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곧장 올해 대만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김윤하는 몇 달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 6월 2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선발 합류 후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선발 6경기 동안 34⅔이닝을 소화했다. 7월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내더니 지난 7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는 7이닝 4실점으로 불펜의 부담을 덜어줬다. 지난 13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7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김윤하는 14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13일 KIA전에 대해)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게 가장 첫 번째라 생각한다.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처음부터 7이닝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1회부터 늘 전력투구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하다 보니 7회가 끝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3일 KIA전에서는 컴퓨터 같은 제구와 하이 존에도 과감하게 들어가는 커브의 활용이 빛났다. 김윤하는 최고 시속 147㎞의 직구를 주로 던지면서(65구), 커브 22구, 스플리터 9구, 슬라이더 1구 등 총 97구로 KIA 타선을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김윤하는 "고등학교 때도 커브에 자신 있었다. 요즘 커브가 더 잘 들어가서 더 많이 쓸 뿐이다. 연습 피칭 때부터 높은 쪽 공과 커브를 같이 쓰고 낮은 공과 스플리터를 같이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선배들이 타순이 돌면 볼 배합을 조금씩 바꿔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초반에는 직구 위주로 던지다가 후반에는 변화구도 써봤는데 괜찮았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데뷔 시즌 선발 7이닝을 소화한 신인 투수는 최근 5년 내로 없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이민호(23)가 두 차례 기록했을 뿐,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21·한화 이글스)조차 2년 차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25)도 데뷔 시즌에는 5⅔이닝이 최다 이닝이었다.
신인인 만큼 첫 프로 무대를 맞아 조정 기간이 필요했다. 시즌 초반에는 1군과 2군을 오고 가면서 체력을 키우고 코너워크에 집중하며 때를 기다렸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후에도 자신에게 맞는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 나갔다.
김윤하는 "2군에서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체력을 만들려 했다. 전력으로 던지는 연습을 했다"며 "그동안 너무 가운데로만 스트라이크를 넣으려 했던 것 같아 코너워크도 연습하고 스트라이크 존 상·하단을 활용하는 연습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수 많이 줬던 날(8월 1일 고척 NC전 4이닝 9실점)은 그 전 게임(7월 25일 잠실 두산전 7이닝 무실점) 때 잘 던져서 욕심이 생겼다. (안타를) 안 맞으려고 초반부터 승부를 피했는데 그렇게 맞고 그 경기를 다시 돌아보니 그런 방식이 내겐 좋지 않다는 걸 느꼈다"며 "빠르게 승부하고 범타 처리를 하는 게 긴 이닝을 끌고 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들어가고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씩씩한 고졸 신인에 사령탑은 물론이고 상대한 적수마저 혀를 내두른다. 김윤하를 상대로 3타수 1안타에 그친 김도영(21·KIA)은 "직구 힘이 구속에 비해서 꽤 있었다. 그리고 실투가 많이 안 들어왔다. 상대 투수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탄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 역시 "어린 나이임에도 리그 최강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마운드 위에서 표정이 거의 없이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본인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게 김윤하의 가장 큰 장점 같다. 다른 투수들한테도 '너희들 그 나이 때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고 농담할 정도다. 농담이지만 진담도 섞여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나 섣부른 기대는 경계했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은 19세의 어린 선수다. 시즌 끝까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년 시즌을 위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어떤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움 김윤하가 14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첫 승 기념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김윤하는 와부초(남양주리틀)-덕수중-장충고를 졸업하고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에 지명된 우완 투수다. 어머니가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사촌 누나이자 프로 골퍼 박현순 씨여서 지명 당시부터 '박찬호 조카'로 유명세를 탔다.
최고 시속 151㎞, 평균 140㎞ 중후반의 직구에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2024 드래프트에 지명된 키움 신인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곧장 올해 대만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김윤하는 몇 달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 6월 2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선발 합류 후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선발 6경기 동안 34⅔이닝을 소화했다. 7월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내더니 지난 7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는 7이닝 4실점으로 불펜의 부담을 덜어줬다. 지난 13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7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김윤하는 14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13일 KIA전에 대해)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게 가장 첫 번째라 생각한다.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처음부터 7이닝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1회부터 늘 전력투구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하다 보니 7회가 끝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IA전이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김윤하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13일 KIA전에서는 컴퓨터 같은 제구와 하이 존에도 과감하게 들어가는 커브의 활용이 빛났다. 김윤하는 최고 시속 147㎞의 직구를 주로 던지면서(65구), 커브 22구, 스플리터 9구, 슬라이더 1구 등 총 97구로 KIA 타선을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김윤하는 "고등학교 때도 커브에 자신 있었다. 요즘 커브가 더 잘 들어가서 더 많이 쓸 뿐이다. 연습 피칭 때부터 높은 쪽 공과 커브를 같이 쓰고 낮은 공과 스플리터를 같이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선배들이 타순이 돌면 볼 배합을 조금씩 바꿔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초반에는 직구 위주로 던지다가 후반에는 변화구도 써봤는데 괜찮았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데뷔 시즌 선발 7이닝을 소화한 신인 투수는 최근 5년 내로 없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이민호(23)가 두 차례 기록했을 뿐,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21·한화 이글스)조차 2년 차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25)도 데뷔 시즌에는 5⅔이닝이 최다 이닝이었다.
신인인 만큼 첫 프로 무대를 맞아 조정 기간이 필요했다. 시즌 초반에는 1군과 2군을 오고 가면서 체력을 키우고 코너워크에 집중하며 때를 기다렸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후에도 자신에게 맞는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 나갔다.
김윤하는 "2군에서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체력을 만들려 했다. 전력으로 던지는 연습을 했다"며 "그동안 너무 가운데로만 스트라이크를 넣으려 했던 것 같아 코너워크도 연습하고 스트라이크 존 상·하단을 활용하는 연습도 했다"고 말했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IA전이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김윤하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어 "점수 많이 줬던 날(8월 1일 고척 NC전 4이닝 9실점)은 그 전 게임(7월 25일 잠실 두산전 7이닝 무실점) 때 잘 던져서 욕심이 생겼다. (안타를) 안 맞으려고 초반부터 승부를 피했는데 그렇게 맞고 그 경기를 다시 돌아보니 그런 방식이 내겐 좋지 않다는 걸 느꼈다"며 "빠르게 승부하고 범타 처리를 하는 게 긴 이닝을 끌고 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들어가고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씩씩한 고졸 신인에 사령탑은 물론이고 상대한 적수마저 혀를 내두른다. 김윤하를 상대로 3타수 1안타에 그친 김도영(21·KIA)은 "직구 힘이 구속에 비해서 꽤 있었다. 그리고 실투가 많이 안 들어왔다. 상대 투수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탄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 역시 "어린 나이임에도 리그 최강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마운드 위에서 표정이 거의 없이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본인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게 김윤하의 가장 큰 장점 같다. 다른 투수들한테도 '너희들 그 나이 때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고 농담할 정도다. 농담이지만 진담도 섞여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나 섣부른 기대는 경계했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은 19세의 어린 선수다. 시즌 끝까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년 시즌을 위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어떤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