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이 벌써부터 토트넘 후배 양민혁(18, 강원)을 챙겼다.
토트넘은 지난 달 28일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다. 우리는 K리그1 강원FC 소속인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양민혁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십대 선수가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에 입단하는 만화 같은 일이 생겼다. 물론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진출 자체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과거 이동국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K리그를 평정한 뒤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과연 양민혁은 냉정하게 말해 세계최고리그에서 뛸 준비가 돼 있을까? 해외는 물론이고 국가대표 경험조차 없는 양민혁이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보기에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친선전 후 양민혁과 만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멘 인 블레이저스’와 인터뷰에서 “힘들거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언어적, 문화적, 신체적으로 다 준비를 해야 한다.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려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가 돼야 한다. 이 일에 대해 두려워하길 바라지는 않지만 경고하고 싶다. 현실적인 경고가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충고했다.
당장 양민혁은 평생 살던 한국을 떠나 낯선 영국땅에서 혼자 지내야 한다. 말도 통하지 않고 입맛도 맞지 않다. 그렇다고 운동을 제대로 못하고 컨디션이 떨어지면 다 핑계일 뿐이다.
손흥민은 “(양민혁이) K리그에서 잘하고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매일 당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기회를 잡고 젊은 선수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말처럼 당장 토트넘에도 186cm 루카스 베리발(18)처럼 양민혁과 나이는 같지만 신체조건은 더 좋은 선수들이 있다. 양민혁이 이런 선수들과 싸워서 이겨야 경쟁력을 보여주고 경기에 나올 수 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양민혁에 대해 “상대팀 선수라 제대로 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K리그 후반기를 잘 마치고 영국에 오는 것이다. 평가는 그때 하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