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수현 ''날 것의 연기 원해..추구美=크리스틴 스튜어트'' (종합)[인터뷰]
입력 : 2024.10.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유수연 기자] 배우 수현이 '보통의 가족'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추후 계획에 대해 전했다.

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 주역 배우 수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주)하이브미디어코프·(주)마인드마크, 제작 (주)하이브미디어코프, 공동제작: (주)하이그라운드)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작품이다. 네델란드의 작가 헤르만 코프의 소설인 '더 디너'를 원작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미 네델란드,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영화로 나왔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신작이다.

수현은 '보통의 가족'에서 변호사 재완(설경구 분)과 재혼한 지수를 소화했다. 진실을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인물로, 이번 작품으로 첫 국내 영화 데뷔작을 선보인다. 개봉을 앞둔 심경에 대해 수현은 "뿌듯하기도 하고, 촬영 내내 든든했다. 감독님부터 스태프분들도 그렇고. 선배님들이 계시니까. 지금도 든든했지만 지금도 그렇다"라고 전했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었는데, 그 부분도 좋았다. 역할을 봤을 때 제 스스로 ‘나랑 맞는 옷인 것 같아’라는 게 있는데, 그게 맞아떨어졌다"라며 "예전에 처음 영화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이런 사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포인트가 없더라. 너무 야한 노출만 있다든지, 이런 역할들도 많았거나, 다크한 것들도 있었는데, 그런 건 선뜻 선택하기가 어렵더라"라고 떠올렸다.

캐릭터 연기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수현은 '연기 중 어려웠던 포인트'에 관해 묻자 "캐릭터가 말하는 타이밍이 쉽지 않았다. 선배님들이라 연기하기가 떨렸다기보다는, 현장에 들어가면 나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그 캐릭터가 너무 뜬금없는 부분이 있더라. 그 뜬금없음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자칫하면 발 연기처럼 보일 수도 있고. 그래서 그렇게 치고 들어가는데, 너무 세게도 아니고, 반은 확신이 없으면서 말하는 것 같은 여지를 주는 느낌으로 대사를 해야겠다는 게 저와 감독님의 이야기한 바였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남편에게 던지는 대사들을 보면, 역시나 끝까지 강하지는 않지만, 내가 확실하게 누구를 서포트한다는 입장도 보여준다. 연경에 대해서, 연경과 딸도 저에겐 어려운 인물들인데, 관찰하면서 여자로서 공감도 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도 있고. 나중에는 대치까지도 하고. 재완의 손을 붙잡는 게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살짝살짝 보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들과 함께한 소감도 전했다. 수현은 "일단 희애 선배와 맞서는 장면들이 있는데, 다른 선배님들도 그 장면이 되게 궁금하고, 긴장하셨나 보다. 경구 선배님이랑 동건 선배님이 (그랬다고) 얼마 전에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그래서 그런지 현장 리액션이 재미있었다. 선배님들이 봐도 ‘우와 세다’라는 리액션을 해보기도 했고, 무섭게 덤비네, 하는 부분도 있었다. 저희끼리 웃고 의논해 가면서 노력했다"라며 "희애 선배님과 화장실 장면은 호흡이 되게 좋았던 거 같다. 사실 저희가 대본대로 하지 않았다. 그냥 서로 느낌 가는 대로 했는데 리액션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미묘한 여자들이 흔히 느낄 수 있는 시샘도 있고. 기싸움도 있고.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촬영 내내 너무 재미있어서 집에 가기 싫었다"라고 웃었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설경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선배님이 저의 은인 중의 하나다. 감독님이 저를 궁금해하시기도 했지만, 경구 선배님께 (저의 캐스팅을) 여쭤봤나 보다. 그런데 경구 선배가 ‘나 수현 궁금해!’했고, 첫 미팅도 설경구 선배님과 함께했다"라며 "진짜 츤데레 같은. 무심한 듯 엄청나게 챙겨주시고. 그 부분도 불편함이 없었다. 선배님이 선배님의 아우라를 너무 풍겨서 불편하거나, 연기에 있어서 너무 눌리게 뭔가 하시는 것 없이, 그냥 다 똑같은 위치에서 받아주신 것 같아서 좋았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었을까. 이에 수현은 "그냥 집중하려고 했던 거 같다. 각자 맡은 역할 다, 자기만 할 수 있는 거고, 선배님들의 스타일이 다 다른 거처럼, 저도 저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저는 촬영할 때 상대 배우의 생각보다 나름의 소신 있게 하는 편이라, 이것에 대한 의문과 확신은 감독님께 물어본다. 끝나면 바로 감독님한테 가서 묻는다. 선후배를 떠나서,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외국에서도 진짜 유명한 배우들도 많이 같이하다 보니, 그런 데서 떨면 안 되죠"라고 너스레를 떨어 보였다.

촬영 현장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수현은 "감독님께서 진짜 겸손하신 분이다. 디렉션이 거의 질문인데, '너의 생각은 어때?'라는 뜻이 항상 담겨 있다. 계속 그렇게 수정을 해갔다. 함께 모니터를 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셔서 항상 몰입해 봤다. 제가 유독 감독님과 잘 맞는 거 같기도 하다. 같이 비행기를 탈 때도 감독님과 같이 타는 경우도 많았다. 레드카펫에서도 그렇고. 항상 눈높이에 맞는 친구 같은 대화를 했었다"라며 "감독님 스타일 때문에도 있는 것 같은데, 이번 영화 촬영 현장이 가장 외국 현장 촬영과 비슷했던 것 같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리허설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그게 가장 닮아있었다"라며 "제가 외국에 있을 때 느낀 건, 배우들이 굉장히 의견이 강하다. 거의 자기주장을 펼치지 않으면 생각이 없어 보일 정도다. 이 현장은 저희가 내 주장을 펼치려고 강하게 내세운다기보단,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을 풀어놓고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고, 외국과 흡사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품 밖, 배우 수현만의 이야기도 전했다. 수현은 작품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게 가장 크다. 외국의 오디션을 많이 봤던 이유도, 외국에 캐릭터는 작품이 많은 만큼 다양하지 않나. 상대적으로 외국에서 여자들에게 나이, 인종, 키, 학력 등 편견 없이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저도 그런 도전을 좋아하는데, 한국도 많이 그렇게 된 거 같더라. 캐릭터들도 다양해지고,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절 뭘 보고 그런 캐릭터를 생각했나 신기하기도 하다. 나에게 분명히 성장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좀 무모하게 ‘일단은 하고 보자’라고 덤빈 것 같다. 늘 그냥 배우는 작품도 있지만, 결국은 다양한 역을 하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있지 않나 싶다"라고 돌아봤다.

또한 한국 시장 안에서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에 관해 묻자, "이제 첫 영화라 다 해보고 싶은데. 더 날 것의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완전히 과감한 것. 아직은, 드라마도 그렇고 다양하다. 지난번 ‘히어로’ 때는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액션도 해보고 싶고. 외모든, 감정이든, 다듬어지지 않은 연기"라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시 보이는 게, 너무나 예쁘고 고급스러운 매력도 있고, 핫한 아이콘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예술 영화에 덤비고. 반항도 있어 보이고, 거친 면도 있지 않나. 그런 다양한 스펙트럼의 배우가 부럽다. 예전의 스칼렛 요한슨도 그랬고"라며 언급했다.

데뷔 20년을 돌아본 수현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다만 그래도 조금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스케줄로 느껴진다기보다, 가면 이런 사람들이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어떤 에너지가 있을까, 기대가 된다"라면서도 "저 (영화배우로는) 신인이다. '보통의 가족'을 함께한 선배님들이 정말 예전 사람이다, 라는 느낌이 없다. 하다못해 옷 입는 것도. 희애 선배랑 이야기를 나눠보면 생각이 정말 많이 오픈되어 있다. 그런 마인드로 연기에 접근하면, 나도 롱런할 수 있나? 생각이 들더라. 선배님들 보면 이번 영화제도 그렇고,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꼭 배우뿐이 아니라 모여서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느껴져서, 애정을 가지고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가고자 하면 오래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수현은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하는 행동에 관해 묻자, "저는 배우로서는 크게는 없고, 매해 조금 테마를 정하는 편이다. 새해에 항상 그런 것 하지 않나. 저는 새해에 다이어트해야지, 이런 걸 안 정하고, 올해 나의 키워드를 항상 생각한다. 예를 들어 ‘회복’이다 하면, 삶의 다방면에서 그걸 하기 위해 노력하고, 올해는 적극성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그 테마로 생각하고 나가는 편이다. 그냥 배우로서는 사실 욕심이 많은데 욕심이 없다. 작품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거 같다. 근데 올해는 제가 무언가 성장하고, 시도하자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더 적극적으로 ‘내 생각과 도전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 같다"라며 "올해는, 사실 감사한 건, 작품들이 안 나올 수도 있는 거고, 안 보일 수도 있는 거지 않나. 참 감사하게도 제가 아이를 낳고 다시 일을 매진하기 시작했을 때 했던 작품들이 다 차례로 나오기도 했고, 역할도 다 다르다 보니 대비감 있게 보여서, 그 부분에 대해 감사함이 있다"라고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전했다. 수현은 "저는 시간만 되고 체력만 되면 다 하고 싶다. 마침 '경성크리처'는 워낙에 1,2가 처음부터 계획이 되어 있어서. 저도 참여하게 되어 너무 좋았다. 마에다 캐릭터가 정말 공을 많이 들인 캐릭터다. 처음엔 숨겨진 캐릭터라 말도 못 하고 답답했는데, 나와서 기분이 좋다. 가능만 하다면 계속해서 바쁘면 좋다"라고 웃으며 "남은 올해는, 일단 쉴 시간은 없을 거 같다. 자세히는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아마 곧 또 다른 작품 이야기가 있을 거고, 바로 다른 것에 도전할 것 같다. 일단 일을 더 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10월 16일 수요일 극장 개봉한다.

/yusuou@osen.co.kr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주)마인드마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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