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광주=안호근 기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표현이 이보다 적절한 상황이 또 있을까. 모든 걸 쏟아부은 삼성 라이온즈가 아쉽게 한국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박진만(48)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5-7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한 삼성은 준우승을 기록했다.
시즌 전 5강 후보로도 예상하지 않았던 야구계의 시선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였기에 충분히 의미가 있는 성적이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하위권 분류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1년 동안 선수들이 악착같이 했다"며 "한국시리즈와서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1년 동안 선수들이 앞만 보고 달려와줘서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삼성은 적극적으로 불펜 보강에 나섰다. 임창민과 김재윤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음에도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삼성이 가을야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시즌 초반 8연패를 하는 등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김영웅, 이성규, 김지찬, 이재현 등 어린 선수들의 맹활약은 물론이고 기존 구자욱 등의 탄탄한 뒷받침으로 완벽한 신구조화를 이뤘다. 외국인 투수 듀오의 안정적인 활약과 선발 자원으로 변신한 좌완 이승현도 큰 힘이 됐다.
결국 삼성은 시즌을 2위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다. 여기까진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반전 드라마였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초 8연패도 하고 힘들었다. 헤쳐나갈 수 있는 기존 선수들이나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 타면서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며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한 번 타니까 예상보다 더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문제는 가을야구였다. 시즌 말미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다. 필승조 최지광이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부상 이후 수술대에 올랐고 코너 시볼드는 오른쪽 견갑골 통증을 호소하며 지난달 11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PO에 이어 KS에서도 결국 합류하지 못했다.
왼손 불펜 투수로 활약할 준비를 하던 백정현은 PO를 앞두고 치른 청백전에서 김헌곤이 친 타구에 맞아 손가락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 시즌 후반 구위 저하 현상을 겪은 오승환도 결국 가을야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이 불행의 끝이 아니었다. 주장 구자욱이 PO 2차전에서 도루 도중 왼쪽 무릎 내측 인대 손상을 입었고 이후 더그아웃 리더 역할만 맡았다. 원태인은 KS 4차전 투구 중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고 심지어 5차전엔 강민호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날씨도 삼성을 돕지 않았다. PO부터 2경기가 우천 취소됐고 이로 인해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고도 사흘 휴식이 아닌 하루만 쉬고 곧바로 KS에 돌입해야 했다. KS 들어선 더 심했다. 지난 21일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1차전을 강행했는데 원태인이 5이닝 동안 66구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김헌곤의 선제 홈런과 무사 1,2루 기회를 이어가던 6회초 경기가 비로 인해 중단되더니 결국 사상 초유 가을야구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결국 이틀 뒤 6회초 삼성의 공격부터 재개됐지만 위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이틀의 시간을 얻은 KIA는 무실점으로 위기를 막아냈고 예상치 못한 원태인의 조기 강판 이후 불펜이 무너진 삼성은 뼈아픈 패배를 당했고 이후 2차전까지 연이어 내줘야 했다.
3차전 데니 레예스의 역투로 승리를 따냈지만 4차전 원태인이 초반부터 흔들렸고 결국 몸에 이상까지 호소하며 조기 강판됐다. 5차전 좌완 이승현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고 경기 초반 연이은 홈런으로 앞서갔지만 불펜진의 차이를 절감하며 KIA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며 순간순간의 위기를 극복했지만 결국 최후의 무대에서 힘 차이는 극복할 수 없었다.
삼성의 가을 행보는 충분히 빛났다. 수많은 부상 이탈 속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삼성의 2024년 가을을 팬들은 가슴 속에 기억할 것이다.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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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수들이 28일 KS 5차전에서 패배한 뒤 경기장을 찾은 원정 팬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박진만(48)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5-7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한 삼성은 준우승을 기록했다.
시즌 전 5강 후보로도 예상하지 않았던 야구계의 시선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였기에 충분히 의미가 있는 성적이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하위권 분류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1년 동안 선수들이 악착같이 했다"며 "한국시리즈와서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1년 동안 선수들이 앞만 보고 달려와줘서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삼성은 적극적으로 불펜 보강에 나섰다. 임창민과 김재윤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음에도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삼성이 가을야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시즌 초반 8연패를 하는 등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김영웅, 이성규, 김지찬, 이재현 등 어린 선수들의 맹활약은 물론이고 기존 구자욱 등의 탄탄한 뒷받침으로 완벽한 신구조화를 이뤘다. 외국인 투수 듀오의 안정적인 활약과 선발 자원으로 변신한 좌완 이승현도 큰 힘이 됐다.
김영웅이 KS 5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박진만 감독은 "시즌 초 8연패도 하고 힘들었다. 헤쳐나갈 수 있는 기존 선수들이나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 타면서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며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한 번 타니까 예상보다 더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문제는 가을야구였다. 시즌 말미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다. 필승조 최지광이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부상 이후 수술대에 올랐고 코너 시볼드는 오른쪽 견갑골 통증을 호소하며 지난달 11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PO에 이어 KS에서도 결국 합류하지 못했다.
왼손 불펜 투수로 활약할 준비를 하던 백정현은 PO를 앞두고 치른 청백전에서 김헌곤이 친 타구에 맞아 손가락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 시즌 후반 구위 저하 현상을 겪은 오승환도 결국 가을야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이 불행의 끝이 아니었다. 주장 구자욱이 PO 2차전에서 도루 도중 왼쪽 무릎 내측 인대 손상을 입었고 이후 더그아웃 리더 역할만 맡았다. 원태인은 KS 4차전 투구 중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고 심지어 5차전엔 강민호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1차전이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된 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전경. /사진=김진경 대기자 |
결국 이틀 뒤 6회초 삼성의 공격부터 재개됐지만 위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이틀의 시간을 얻은 KIA는 무실점으로 위기를 막아냈고 예상치 못한 원태인의 조기 강판 이후 불펜이 무너진 삼성은 뼈아픈 패배를 당했고 이후 2차전까지 연이어 내줘야 했다.
3차전 데니 레예스의 역투로 승리를 따냈지만 4차전 원태인이 초반부터 흔들렸고 결국 몸에 이상까지 호소하며 조기 강판됐다. 5차전 좌완 이승현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고 경기 초반 연이은 홈런으로 앞서갔지만 불펜진의 차이를 절감하며 KIA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며 순간순간의 위기를 극복했지만 결국 최후의 무대에서 힘 차이는 극복할 수 없었다.
삼성의 가을 행보는 충분히 빛났다. 수많은 부상 이탈 속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삼성의 2024년 가을을 팬들은 가슴 속에 기억할 것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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