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구자철, 호펜하임전서 얻은 성과들
입력 : 2012.0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새로운 기회를 찾아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23)이 새 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직접적으로 득점하거나 도움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존재감과 가치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했다.

구자철은 3일 밤(한국시간) 독일 라인 넥카 아레나에서 벌어진 호펜하임과의 2011/2012 분데스리가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으로 첫 경기를 치렀다.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5분, 요시 후루카이 감독이 꺼내든 첫 번째 교체카드로 나서 만점활약을 펼쳤다. 팀이 2-2 무승부로 승점을 확보하는 데 일조했다.

구자철에 대한 감독의 신임은 이미 짐작되었던 터다. 강등권에 머물러 있는 팀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자원인만큼 호펜하임전부터 선발 출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던 터다. 문제는 구자철 스스로 얼마나 빨리 진가를 입증하는가였다.

결과적으로 구자철은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켰다. 호펜하임전에서 예상보다 많은 성과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새 팀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선수들이 경쟁에서 낙오하는 주된 이유는 적응 실패다. 구자철은 달랐다. 팀 훈련에 합류해 손발을 맞춘 시간은 단 하루였지만 실전에서 보여준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안정적인 볼키핑과 개인기를 앞세운 전진 플레이를 보이자 구자철을 거쳐가는 패스가 많아졌다. 동료들로부터 신임을 얻었다는 의미다.

구자철은 중앙으로 침투하는 움직임 외에도 좌우 공간을 넓게 쓰는 패스를 공급하며 동료들의 공격을 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호펜하임을 압박했다. 호펜하임의 패스는 대부분 구자철의 발에 걸리며 그 맥이 끊겼다. 후반 중반부터는 구자철이 말 그대로 '중원 사령관'이었다. 그 덕에 공격 횟수와 속도, 정확성이 높아진 아우크스부르크는 동점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

자신감 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었다. 절치부심 벼르던 끝에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펼쳐보였다는 사실은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증거다. 기량을 움직이는 힘은 자신감이다.

무엇보다 독일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구자철이 그라운드에 들어서기 전과 후의 경기 양상이 뚜렷하게 구분됐다는 점에서 후루카이 감독을 만족스럽게 했다. 롱볼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는 아우크부르크는 구자철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통해 전술적인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임대 성공 신화를 그리는 구자철의 첫 단추는 이렇게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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