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1월 희망’ 정체는 엔트리 포함이었다
입력 : 2012.0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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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아르센 벵거 감독은 끝까지 박주영을 외면했다. 다섯 골의 리드도 소용없었다.

4일 홈구장에서 열린 블랙번 로버스전에서 박주영은 결국 출전하지 못한 채 동료들의 활약을 구경만 해야 했다. 4경기 연속 벤치 신세다. 벵거 감독은 체력이 떨어졌다는 로빈 판페르시를 선발은 물론 풀타임 출전시켰다. 팀이 6-1로 크게 앞서고 있어 은근한 기대감이 생겼지만 역시나 벵거 감독의 경기 운영에 박주영은 없었다. 국내 축구 팬들은 ‘벵(뺑)덕어멈’이라는 우스운 표현으로 야속한 결정을 내린 벵거 감독을 향해 원망의 화살을 쏴댔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새해 1월은 박주영에게 대단한 기회처럼 보였다. 벵거 감독이 지난해 연말을 즈음해서 “1월이 되면 박주영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게다가 공격진의 마루아네 샤마흐와 제르비뉴가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차출로 자리를 비우니 당연히 박주영에게 햇볕이 내리쬘 거라고 예상되었다. 티에리 앙리가 단기 임대되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시즌 전반기보다는 희망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계속 꽁꽁 얼어붙은 시베리아 벌판이었다. 체력 안배가 필요할 법도 한 판페르시를 벵거 감독은 쉬지 않고 돌리고 있다. 아프리카 공격수의 공백 두 자리는 앙리와 옥슬레이드-채임벌린에 의해 채워졌다. 벵거 감독의 ‘1월 기용’ 발언은 결과적으로 공수표가 되었다.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이 박주영에게 준 선물은 출전이 아니라 엔트리 포함이었던 셈이다.

앞으로가 더 비관적인 게 정말 큰 문제다. 샤마흐는 모로코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조만간 복귀한다. 샤마흐가 복귀하면 박주영은 벤치에서 관중석으로 옮겨갈 공산이 크다. 제르비뉴가 복귀하면 설상가상이다. 앙리가 미국으로 돌아가도 박주영에겐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희박하다. 박주영이 엔트리에 포함되려면 주전 공격수가 최소 한 명이 부상을 당해야 한다. 두세 명이 동시에 다쳐야만 경기 출전을 바라볼 수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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