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최용수의 서울, 우승열쇠는 인내심과 체력
입력 : 2012.03.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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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최용수 감독이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FC 서울이 초반 레이스에서 무패 행진(2승 1무)을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대구FC와의 개막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후 치른 홈경기에서 2연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18일 치른 대전시티즌과의 경기를 앞두고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1-0으로 이기면 어떤가”라는 말로 조급하게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했던 대구와의 개막전 고전의 원인을 인내심 부족으로 지적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은 K리그를 대표하는 열강이다. 최근 4년 간 두 차례나 챔피언결정전에 올랐고, 한 차례 우승을 기록했다. 2009시즌과 2011시즌 최종 순위는 5위였지만 정규리그는 3위로 마쳤다. 최근 4시즌 정규리그 결과에서 모두 3위 이내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서울만큼 꾸준한 팀은 없다.

서울은 타도의 대상이다. 대부분의 팀들이 서울을 상대할 때 선수비 후역습 작전을 쓴다. 경기를 풀어가는데 더 많은 집중력과 기술이 요구된다. 최 감독은 선수단의 실력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괌에서 치른 동계 훈련 성과에 큰 만족감을 갖고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를 펼치면 90분 승부는 주인공은 서울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최 감독이 꼽는 서울 최고의 강점은 ‘체력’이다. 최 감독은 “우리의 강점은 경기 체력이 90분 이상이라는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른 다면 어느 시점에서든 골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 감독의 서울은 세 경기에서 기록 한 5골 중 4골을 후반전에 넣었다.

전북 현대 모터스를 상대로 0-1 석패를 당한 대전의 끈질긴 수비는 최 감독의 경계 대상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서울 선수들에게 조급해하지 말고 “정상적인 경기를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후반전이 되면 체력에서 앞서는 서울에 기회가 오리라는 것이었다.

최 감독의 말은 경기장에서 현실화됐다. 대전은 전반전에 안정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서울을 놀라게 했지만 후반전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전에 2골을 넣은 서울 공격수 몰리나는 “대전 선수들의 마크가 거칠어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볼을 따라다니며 뛰었기 때문에 후반전이 되면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인내와 체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후 대전의 유상철 감독도 패인이 체력 열세에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수비에 대한 주문을 잘 따라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이 떨어져 기동성의 차이가 났다”며 패인을 분석했다.

서울 선수들의 기술 수준은 뛰어나다. ‘데몰리션 콤비’로 불리는 데얀과 몰리나의 외국인 공격 조합 뿐 아니라 고명진, 하대성, 최태욱, 김태환, 고요한 등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뽐낼 수 있는 이유는 90분간 기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수훈 선수 몰리나의 활약을 칭찬할 때도 “괌에서 땀을 가장 많은 흘린 선수다. 힘든 훈련을 한 마디 말도 없이 따라왔다”는 말로 체력 훈련의 성과가 가장 좋았기에 가능했던 활약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서울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이유는 시즌 말미의 집중력과 체력 부재, 뒷심 부족 때문이었다. 서울의 코치로 5시즌을 보낸 최 감독의 팀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진단하고 있다. ‘강철 체력’을 무기로 하는 서울은 스플릿 시스템 출범으로 어느 때보다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올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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