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to Brazil] '마라카낭의 비극', 카나리아 군단을 잉태하다
입력 : 2013.10.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벤트인 월드컵이 내년 6월 12일 브라질에서 열린다. 그런데 우리는 브라질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스포탈코리아’가 준비했다. 지난 10월 15일부터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하는 날까지 매주 [Road To Brazil] 이라는 타이틀 하에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브라질이 자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라 일컬어지며, ‘카나리아 군단’을 잉태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 ‘마라카낭의 비극’을 안방에서 극복해 낼 수 있을까.

브라질은 1950년 제 4회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을 개최했다. 제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12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던 월드컵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 지역을 벗어나 남미에서 열리게 됐으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합 끝에 브라질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됐다.

전쟁의 상처를 축구로 치유하길 원했던 줄 리메 회장은 의욕적으로 월드컵 무대를 준비하지만, 제 2차 세계 대전의 후폭풍은 너무나도 거셌다. 잉글랜드가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잉글랜드에 밀려 2위로 월드컵 본선을 확정한 스코틀랜드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대회 참가를 포기했다. 벨기에와 터키 역시 기권을 선언했다. 이들의 기권으로 포르투갈과 프랑스에 기회가 돌아갔지만, 이들 역시 경기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며 브라질 월드컵은 반쪽자리 대회가 되어가고 있었다.

남미 대륙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 페루가 기권하며 맥 빠진 예선을 치렀고, 결국 16개국이 참가 예정이었던 본선 출전 팀은 13개 팀으로 줄어들었다.

출전팀이 줄어들자, FIFA는 토너먼트 대신 풀리그 방식을 채택한다. 4개 조의 1위가 결선 리그에 진출해 결선 리그에서도 풀리그를 치러 우승을 가리는 유일무이한 월드컵이기도 했다.



브라질, 스페인, 스웨덴, 우루과이가 각 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 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지지뉴, 아데미르, 자이르 등을 앞세워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던 브라질은 스웨덴을 7-1로, 스페인을 6-1로 대파하며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결선 리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다. 반면 우루과이는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2-2로 비기고, 스웨덴을 상대로 3-2의 힘겨운 승리를 거두며 결선 리그 2위로 브라질과의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브라질로선 이미 우승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막강한 전력을 갖춘 브라질 대표팀은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을 꽉 채운 199,954명의 브라질 팬들의 함성을 등에 업고 줄리메 컵을 들어올릴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우루과이의 편이었다.

브라질은 프리아카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우루과이가 스치아피노와 기지아의 연속골에 힘입어 브라질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충격에 빠진 브라질 팬들 중 일부는 총으로 자살을 하기도 했고,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한 일부 팬들은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루과이의 팬들을 제외한 모두가 브라질의 우승을 예상하고 또 원했지만, 현실은 이들의 뜻과 반대로 흘러갔다. 이것이 바로 ‘마라카낭의 비극’이었다.

브라질 축구협회는 이 경기 이후 상의와 하의, 스타킹 모두 흰색이었던 브라질 대표팀의 유니폼을 현재의 노란 상의와 파란 반바지 유니폼으로 바꾸게 됐다.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브라질 대표팀, 일명 ‘카나리아 군단’은 이렇게 태어나게 됐으며, 이들은 이후 다섯 번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강으로 거듭났다.

누구도 세우지 못했던 월드컵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브라질은 자국에서 64년만에 열리는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뼈아픈 역사로 남아있는 ‘마라카낭의 비극’을 온전히 씻어내려 한다.

브라질이 스페인, 독일 등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정성래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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