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이젠 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제어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뉴스1’에 의하면 KFA 관계자는 11일 “클린스만 감독이 10일 저녁 미국으로 출국했다. 귀국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해외 출장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한국에 머무른 시간보다 미국에 상주한 시간이 더 길었다. 한국 대표팀 수장의 업무 중 하나인 K리그 관전을 소홀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만만하게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연장 혈투 끝에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꺾고 간신히 4강에 오른 한국은 요르단에 0-2로 완패를 당했다.
요르단전에 패한 후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내가 일하는 방식, 내가 생각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그런 업무 방식에 변화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KFA는 클린스만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KFA가 클린스만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KFA가 클린스만을 통제하지 않는 거라면 협회의 의지에 관한 사항이다. 이는 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의 방식을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따르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제어하지 못한다면 더 큰 문제다. 그만큼 협회가 무능하다는 걸 증명하는 꼴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고용한 것은 KFA다. 고용주 KFA가 고용인 클린스만에게 끌려다닌다는 의미다. KFA가 능력이 없으니 클린스만은 한국 감독의 업무를 등한시하고 있다.
클린스만이 지금처럼 계속 미국을 돌아다니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쁜 선례가 남게 된다. 먼 훗날 KFA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때 그 후보가 클린스만처럼 한국에 사는 대신 해외 장기 체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한국은 감독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협회가 클린스만과의 관계를 지금 끊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