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첫 경기 대만과의 1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2회부터 홈런 두 방으로 일찌감치 분위기를 내준 대표팀은 지난 국제대회 대만에 강했던 '에이스' 문동주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대표팀 선발투수로 나선 고영표는 1회 선두타자 천천웨이와 2번 타자 린리를 내야 땅볼로 잡으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3번 타자 천제슈엔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다음 타자 린안커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 말에도 선두타자 주위센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낸 고영표는 다음 타자 판제카이에게 내야안타로 출루를 허용했지만, 1사 1루 상황에서 린쟈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아웃을 선점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8번 타자 리카이웨이에게 안타, 9번 쟝쿤위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고영표는 두 번째 타석에 들어온 천천웨이에게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맞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서 나온 린리에게 2루타, 천제슈엔에게 투런홈런까지 허용하면서 경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이후 마운드에 올라온 최지민-곽도규-김서현-유영찬-조병현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타선에서도 김도영과 박동원의 적시타, 대타 나승엽의 솔로홈런으로 추격해 봤지만 역부족이었다.




대만 타선이 생소한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고전할 것이라는 대표팀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을 상대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던 '우완 정통파' 문동주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문동주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대표팀을 상대로만 두 차례 선발 등판했다. B조 조별리그 대만전에 등판한 문동주는 4이닝 2실점(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으로 그날 경기의 패전투수가 됐지만 2,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는 등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이후 결승전에서 대만을 다시 만난 문동주는 6이닝 무실점(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히 봉쇄하며 앞선 대만전 패배를 완벽히 설욕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강적' 대만을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인 문동주는 차기 한국 대표팀 에이스 자리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하지만 문동주는 이번 프리미어12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올해 21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5.17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둔 문동주는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 여파로 몸 상태를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그는 프리미어12 훈련 소집 명단에서도 제외되며 이번 대표팀 출전이 불발됐다.

상대 역시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상대로 2경기 11이닝 2실점으로 강했던 린위민을 다시 선발로 내세웠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문동주와 투구 스타일이 비슷한 우완 정통파 투수 곽빈이 등판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한편, 첫 경기에서 1패를 떠안으며 어려운 출발을 하게 된 한국 대표팀은 오늘 오후 7시 쿠바를 상대한다. 대표팀은 앞선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2승을 수확한 바 있다.

사진=OSEN,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