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희박한 가능성이었지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대기록 도전은 아쉽게도 멈추고 말았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5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2007/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그리고 1983/84시즌 UEFA컵 이후 41년 만에 유럽 대항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결승 무대를 모두 밟은 선수라는 새 역사를 썼다. 또, 주장 완장을 차고 유럽 메이저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첫 한국인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차범근, 김동진, 이호, 박지성에 이어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을 경험한 다섯 번째 아시아 선수이자 한국 선수가 됐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공식전 453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이자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해리 케인이 팀을 떠난 이후에는 주장으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도맡았다.

그러나 화려한 개인 기록과는 달리 팀 커리어에서는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2016/17), 챔피언스리그(2018/19), 카라바오컵(2020/21) 결승 등 여러 무대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트로피는 끝내 손에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에서 마침내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손흥민은 오랜 한을 씻어내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손흥민의 또 다른 대기록 도전은 무산됐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30경기에 출전해 7골 9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최근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았겠지만, 리그 최종전이라는 특수성과 이미 순위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동료들이 손흥민의 기록 달성을 위해 힘을 보탤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최종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결장을 공식화하며 대기록 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리게 됐다.


그는 브라이턴과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몇몇 선수들이 결장할 예정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발가락 부상이 꽤 오래 지속됐기 때문에 쉬게 할 계획이고, 손흥민도 발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출전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두 선수 모두 결승전을 위해 정말 큰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결국 손흥민은 이번 시즌 우승이라는 오랜 숙원은 풀었지만, 2016/17시즌부터 이어온 E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은 아쉽게도 이번 시즌에서 멈추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