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이이경의 연기는 시작부터 강렬했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연출 박원국, 한진선 / 극본 신유담)'에서 지상 최악의 남편 박민환으로 분한 이이경은 원작을 찢고 나온 듯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중인 아내 강지원(박민영 분)을 방치한 박민환은 아내의 절친인 정수민(송하윤 분)과 바람을 피우다 딱 걸린다. 울분을 토해내는 강지원에게 폭언을 쏟아낸 박민환은 몸싸움 끝에 강지원을 밀쳤고 강지원은 그대로 테이블에 머리를 부딪히며 사망했다. 아내를 죽이고도 보험금을 걱정하던 최악의 남편은 10년 전 두 얼굴의 남자친구로 돌아왔다.
10년 전으로 돌아 온 강지원에게 가스라이팅을 일삼는 남자친구 박민환은 그저 버려야 하는 쓰레기일 뿐이었다. 강지원의 이별 통보에 분노 한 박민환은 한 순간도 같이 있기 싫은 기피의 대상이 되었고 웃는 얼굴에 가려진 폭력적인 모습은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각성한 강지원이 복수를 다짐하며 박민환과의 관계 변화를 예고해 앞으로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간 유쾌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자랑했던 이이경은 180도 다른 최악의 남편 박민환으로 변신, 시청자들의 분노와 탄식을 자아냈다. 남아 선호 사상의 표본으로 자란 인물답게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낸 이이경은 첫 방송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유도, 시간을 순간 삭제시키며 높은 몰입도를 선보였다.
이이경은 다채로운 표정으로 극 중 인물의 성격을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만큼 박민환의 이중적인 면모를 유려하게 연기하며 캐릭터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박민환을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어 낸 이이경은 원작을 찢고 나온 듯 놀라운 싱크로율로 극 재미를 더했다.
첫 방송만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이이경은 1년여만에 본업에 복귀,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과 밉상 연기의 적절한 조화로 단숨에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극 중 트러블 메이커를 자처한 이이경이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혈압을 오르게 만들지 관심이 뜨겁다.
한편,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본격 운명 개척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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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