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로코 여신’을 벗어난 박민영. 37kg까지 감량하면서 캐릭터 변신에 나선 박민영은 “죽기 살기로 했다”고 각오를 전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각오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 첫 방송부터 드러났다.
박민영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로코 여신’이다.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그의 필모그래피에 ‘로코’ 장르는 손에 꼽을 정도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그녀의 사생활’,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 편’, ‘월수금화목토’로, 박민영은 이 모든 작품들을 성공시키면서 ‘로코 여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민영표 로코’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믿고 보는 박민영의 로코’다.
하지만 박민영은 변화구를 던졌다. 이번에 선택한 작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담고 있지만 회귀, 복수극으로 장르물 특성이 더 강했다. 동명의 네이버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박민영은 남편과 절친의 손에 살해당하고 10년 전으로 회귀해 새 인생을 시작하는 강지원 역을 맡았다. 강지원은 참는 게 익숙한 삶의 태도를 180도 전환하고 운명을 바꿔나가는 인물이다.
지난 2022년 11월 종영한 ‘월수금화목토’ 이후 1년 2개월 만에 돌아온 박민영은 몰라볼 정도로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이유는 남편의 불륜에 암 투병까지 하면서 마음 고생, 몸 고생을 다 하는 캐릭터 강지원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제작진조차 “암 환자라는 설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 모두가 깜짝 놀랐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으니 두 말할 필요가 없었다.
암 환자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37kg까지 감량한 박민영. 그는 “아무래도 건강하게 빼는 건 느낌이 안 나오더라. 사실 절대 권유하지 않지만, 소식을 하고 촬영 때는 이온음료로만 버텼다”며 “다행히 그후 제작진이 배려해주셔서 환자 신을 가장 먼저 찍고 2주 정도를 주셨다. 살을 좀 찌우고 오라고 시간을 주셨다. 심히 찌우고 돌아왔다. 저는 찌우는 게 더 어렵더라. 하도 위가 작아졌다. 그래도 제가 나이가 있다보니 기쁜 마음으로 언제 이렇게 캐릭터에 열정을 쏟을까 해서 마지막 한 번 힘을 짜내보자 싶더라”고 각오를 전했다.
죽기 살기로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박민영의 각오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 첫화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위암 4기에도 회사를 다닐 수 있을 때까지 일하라는 표독한 시어머니. 대책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대박을 꿈꾸면서도 바람난 남편, 결혼한 여자가 회사를 다니면 문제라며 갑질하는 직장 상사, 친구 복은 있다며 위안 삼았지만 자기 남편과 바람난 절친까지. 암이 안 걸리면 이상한 지경의 상황. 바람에 날려오는 꽃잎조차 잡기 어려운 암 환자의 모습을 ‘37kg’ 체중의 비주얼로 표현하고, 손떨림에 공허한 눈빛, 힘없는 발걸음으로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였다.
죽음에서 깨어나 인생 2회차로 회귀한 뒤 마주한 이이경(박민환 역)을 보고 혼란스러워하고, 더 이상은 참고 살지 않겠다는 강지원의 심경 변화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 과정에서 나인우(유지혁 역)와 로코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면서 박민영만의 전매 특허도 살려냈다. 복수극이라는 장르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박민영을 보여주며 다음을 더 기대케 했다.
박민영이 1년 2개월 만에 복귀해 열연을 펼치는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매주 월, 화 밤 8시 50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