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 원작자가 또 다시 폭로에 나섰다.
23일 길승수 작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를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 전 PD가 먼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니, 저도 이제는 부담 없이 공개해도 되겠다"라며 '고려거란전쟁' 제작진을 저격했다.
이어 "제가 2022년 6월 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라.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스토리’였다"라고 폭로했다.
길 작가는 "화들짝 놀라서 '전작 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라. 원정왕후를 통해서"라고 덧붙였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서용수, 제작 몬스터유니온, 비브스튜디오스)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그러나 지난 14일 방송된 KBS2 ‘고려거란전쟁’에서는 현종이 자신의 개혁을 반대하는 강감찬(최수종)을 파직하고, 강감찬이 김은부(조승연) 탄핵 상소를 올리자 분개한 현종이 그를 찾아가 개경을 떠나라고 말한 뒤 말을 타고 달리다 낙마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현종 캐릭터 표현과 역사 고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고려 거란 전쟁'의 원작자 길승수 작가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그는 "당연히 KBS2 ‘고려거란전쟁’ 18화에 묘사된 현종(김동준)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 없다"라며 "대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대하사극을 쓴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후 드라마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고려거란전쟁’ 측은 현종을 주인공으로 한 거란과 10년 전쟁을 드라마화하겠다는 간략한 기획안을 작성한 뒤 본격 개발에 착수, 이후 자료 검색 중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이유에 대해 "이정우 작가가 ‘고려거란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뒤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전우성 감독 역시 이 의견에 공감해서였다. 전우성 감독은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 꾸렸고, 이정우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씬별 디테일을 촘촘하게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해 대본을 집필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하 길승수 작가의 SNS 글 전문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군요.
전pd가 먼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니, 저도 이제는 부담 없이 공개해도 되겠군요.
‘kbs고려거란전쟁 제작 참여기’를 쓰고 싶지만, 주중에는 소설을 써야 하므로 주말에 시간이 되면 간단하게 작성해 보겠습니다.
제가 2022년 6월 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군요.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습니다.
제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죠.
“전작 ‘kbs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군요. 원정왕후를 통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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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고려 거란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