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잘 친다, 힘도 장난 아냐”…‘9억팔’ 특급의 타자 전향, 10년지기 단짝은 왜 성공 확신했을까
입력 : 2024.05.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이천, 박준형 기자] 21일 오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2024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 고양 히어로즈의 경기가 진행된다.이날 두산은 정철원을, 고양은 전준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타자로 전향한 고양 장재영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2024.05.21/ soul1014@osen.co.kr

[OSEN=부산, 이석우 기자]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과의 연장 무승부를 기록한 롯데는 반즈를 선발로 내세우고 NC전 스윕승을 올린 KIA는 네일을 선발로 기세를 이어간다.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이 2회말 1사 우중간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05.21 / foto0307@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9억팔’ 투수 유망주의 타자 전향. 이를 미리 알고 있었던 10년지기 단짝은 절친의 성공을 확신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9일 투수 장재영(22)의 타자 전향 소식을 전했다. 키움 구단은 “7일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팔꿈치 부상 치료를 논의하기 위해 장재영과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포지션 전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이후에도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면서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장재영은 덕수고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서 키움 1차 지명을 받은 우완 특급 유망주다. 입단 당시 무려 계약금 9억 원이라는 거액을 거머쥐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는 2006년 KIA 한기주의 10억 원에 이은 신인 역대 계약 규모 2위였다. 

프로에 입성한 장재영은 기대와 달리 첫 2년 동안 고질적인 제구 난조와 불안한 커맨드로 9억 원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데뷔 첫해 19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17에 이어 2022년에도 1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71로 고전했다. 첫 시즌 17⅔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24개의 볼넷을 남발했다.

장재영은 프로 3년차인 지난해 제구력을 보완하며 23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5.53의 향상된 기량을 선보였다. 5선발을 맡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7월 5일 고척 NC전에서 5⅓이닝 2피안타 4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종전 3200만 원에서 25%(800만 원) 인상된 4000만 원에 2024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OSEN=이천, 박준형 기자] 21일 오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2024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 고양 히어로즈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두산은 정철원을, 고양은 전준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4회초 고양 장재영이 2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4.05.21/ soul1014@osen.co.kr

부진 속에서도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던 장재영은 올해 스프링캠프 막바지 팔꿈치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 승선이 좌절됐다. 이후 재활을 거쳐 5월 1일 퓨처스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첫 출격했지만 0이닝 3사사구 2실점으로 크게 흔들렸고, 장고 끝 타자 전향을 결심했다.

장재영의 10년지기 단짝인 나승엽(롯데 자이언츠)은 절친의 타자 전향을 미리 알고 있었다. 나승엽은 장재영을 초등학교 시절 처음 알게 된 뒤 친구로 지내다가 덕수고를 같이 다녔다. 장재영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 1차, 나승엽은 롯데 2차 2라운드 11순위로 나란히 상위 지명됐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나승엽은 “나는 평소 연락을 자주 해서 (장재영의 타자 전향을) 알고 있었다”라며 “그 동안 친구가 힘들어하기보다 해보려고 하면 아프고 잘 안 돼서 위축돼 있었다. 워낙 큰 기대를 받고 들어왔으니까 그런 것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OSEN=박준형 기자] 고양 장재영  2024.05.21 / soul1014@osen.co.kr

그러면서 “(장재영은) 워낙 잘 친다. 진짜 잘 친다. 같이 야구를 했으니까 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는데 처음 타격하는 걸 보고 놀랐고, 고교 시절 제대로 봤을 때도 달랐다. 힘이 장난 아니다. 기술도 좋아서 잘할 것 같다. 물론 안 친지 오래 돼서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갖고 있는 건 나보다 좋다”라고 친구의 성공을 점쳤다. 

그렇다면 수비는 어떨까. 장재영은 구단과 면담 과정에서 유격수 도전 의지를 밝혔고, 구단도 선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키움은 “팀의 미래와 선수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단이 제안한 중견수 훈련도 함께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나승엽은 “수비도 원래 진짜 잘하는 친구였다. 고교 시절 유격수를 봤는데 달리기도 빠르고 어깨도 좋고 유연하다. 야수로서 장점은 다 갖고 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OSEN=이천, 박준형 기자] 21일 오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2024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 고양 히어로즈의 경기가 진행된다.이날 두산은 정철원을, 고양은 전준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타자로 전향한 고양 장재영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4.05.21/ soul1014@osen.co.kr

한편 장재영은 향후 2군에서 경기와 훈련을 소화하며 타자 적응기를 가질 계획이다. 당분간은 타격 훈련에 매진하며, 수비 훈련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키움은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투수 못지않게 타격에도 재능을 보였고, 프로에 와서도 스프링캠프 기간 타격 훈련을 병행한 경험이 있어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망하며 “구단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우수한 운동 능력을 지닌 장재영이 좋은 타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장재영은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일단 시작은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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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준형 기자] 고양 장재영 2024.0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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