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과연 프로야구 선수가 고급 유흥주점에서 쓴 비용도 소득 공제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일본은 NPB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의 세금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폭로 전문 매체 슈칸 신초는 얼마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내야수 사카모토 하야토(35)가 소득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초 보도는 약 일주일 전에 이뤄졌으며, 이후 이를 부인하는 구단과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매체가 지적한 것은 소득 신고의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사카모토는 연간 약 2000만 엔(약 1억 7400만 원)씩, 수년에 걸쳐 합계 1억 엔(약 8억 7200만 원) 이상을 ‘필요 경비’라는 명목으로 소득에서 제외했다. 부과될 세금을 일정 부분 줄이기 위한 의도다. 사카모토의 올해 연봉은 6억 엔(약 52억 원)으로 추정된다.
매체는 사카모토가 ‘필요 경비’로 제외한 것 중 상당액이 도쿄 시부야의 번화가인 긴자나 롯폰기에 있는 고급 유흥주점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슈칸 신초는 도쿄 세무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부야 세무서가 관할하는 구역에는 유명 스포츠 스타를 비롯해 많은 고액 납세자가 거주하고 있다. 세무서는 작년 여름부터 이들의 납세가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내사하던 중 부적절한 부분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세무 전문가의 의견을 빌어 “일반적으로 세무 신고에 있어서 필요 경비인지 여부는 ‘자신의 수입을 얻기 위해 필요한 활동에 소비된 금액인가’ 하는 기준으로 판단된다. 이를테면 야구선수가 배트나 용품 제작사와 만나서 지출하는 식대 등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매체는 “그러나 사카모토의 경우처럼 혼자 혹은 팀 동료와 같이 술 마시고, 식사한 것을 ‘수입을 위한 수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몸이 자산이라고 해도 연간 2000만 엔의 음식비와 술값이 필요 경비로 인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 구단은 강력히 대응했다. 홍보 파트를 통해 “세금 문제는 선수 본인이 직접 처리하는 게 아니다. 고문 회계사가 관할 세무서와 협의를 하며 진행했고, 그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슈칸 신초의 보도 내용 중에 마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유흥업소를 출입한 것처럼 묘사된 부분에 대해서 불쾌감을 나타냈다. 구단은 “당시 사카모토는 누구보다 엄격하게 방역 지침을 지켰다. 외부에서 식사하는 것조차 일절 삼갔다”며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사카모토 본인은 이 문제에 대해 반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몇몇 미디어가 관련 보도를 이어가며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한 매체는 “사카모토가 개인적인 관계로 보이는 여성과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3만 엔(약 26만 원) 정도의 영수증을 챙기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저런 고액 연봉자도 저렇게 꼼꼼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제보자의 말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아울러 슈칸 신초와 요미우리 구단의 신경전은 여전히 팽팽하다. 슈칸 신초는 22일에도 속보를 이어갔다. 내용은 별로 추가된 것이 없으나 “사카모토와 5년간 연락하지 않고 지낸다는 친형조차 이 문제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이상하게 보인다. 보통 회사원이라면 하지 않는 일’이라며 의심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사카모토는 고교 졸업 후 (2006년) 드래프트 1번으로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2년 차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고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활약했다. 올 시즌은 3루수로 위치를 옮겼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욕심도 내지 않고, 꾸준히 활동하면서 누적 기록이 상당하다. 지난 14일 통산 2352안타를 돌파해 역대 13위의 자리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장훈 이후로 처음 3000안타를 돌파할 주인공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2년 전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사귀던 20대 여성의 임신 사실을 알고, 낙태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출산을 원하던 이 여성은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는 슈칸 분슌이라는 매체가 이 사건을 전했다. 녹음된 통화 내용까지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면서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이후 한동안 타석에 들어서면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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