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2명 중에 한 명은 교체해야 한다”고 했지만, 어쩌면 2명 모두 교체해야 될 지도 모른다.
LG는 지난 8~12일 SSG와 롯데 상대로 5연승을 거뒀다. 그러나 14일 키움전과 16일 키움전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14일 켈리가 패전 투수, 16일 엔스가 패전 투수였다.
지난 주말 KT 상대로 위닝을 거둔 LG는 21~22일 한화 상대로 또 연패를 당했다. 21일 켈리, 22일 엔스가 선발 투수였다. 염 감독은 지난 주 “우리는 외국인 투수가 나오면 연승이 끊긴다”고 한숨 쉬었다.
켈리는 21일 한화전에서 5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3탈삼진 8실점으로 부진했고 시즌 6패째(1승)를 당했다.
투구수 90개로 직구(35개), 커브(21개), 슬라이더(13개), 포크볼(11개), 투심(7개), 체인지업(2개), 스플리터(1개) 등 7가지 구종을 고루 던졌다. 지난해 부진하다가 염 감독의 조언으로 익힌 포크볼, 주무기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음에도 제구와 커맨드가 부족했다. 직구 구속은 여전히 좋았을 때 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엔스는 22일 한화전에서 4⅓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면서 8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투구 수 100구를 넘겼다. 좌완으로 직구 최고 152km를 던지지만 결정구가 없기 때문이다. 직구와 커터(슬라이더)이 단조로운 패턴을 보완하기 위해 LG에 와서 체인지업을 새로 추가했지만 제구가 아쉽다. LG는 불펜 싸움에서 밀려 패배했다.
LG는 일본 야구에서 2년 경험이 있는 엔스를 지난 겨울 새 외국인 선수 최대 한도인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염 감독은 엔스가 체인지업을 추가하면 1선발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엔스는 시즌 초반 150km가 넘는 직구, 우타자 상대로 위력이 좋은 커터로 3월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구 패턴이 파악되면서 난타 당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4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고, 5월 들어서도 반등이 없다. 지난 10일 롯데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지만 지난 16일 키움전 3⅔이닝 9피안타 6실점, 22일 한화전 4⅓이닝 4실점을 허용했다. 5월 4경기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5.59다.
켈리는 올해로 6년차 장수 외인이다. 지난해 초반 부진하면서 퇴출설에 휘말렸지만, 후반기 반등하면서 5년 연속 10승을 기록했고 LG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올해 15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기간에 켈리가 포크볼을 배우고, 팀 충성도가 높은 것을 칭찬하며 올해도 2선발로는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켈리는 시즌 첫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4차례 하며 1승 2패 평균자책점 3.19로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후 5경기는 6실점-7실점(6자책)-5실점-2실점(비자책)-8실점으로 대량 실점이 잦다. 최근 5경기는 평균자책점 8.77(25⅔이닝 25자책)이다.
엔스는 11경기(56⅓이닝)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5.43를 기록 중이다. 켈리는 10경기(56⅔이닝)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5.72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투수 21명 가운데 엔스가 19위, 켈리가 20위다. 켈리는 리그 최다패 공동 1위다.
염 감독은 지난 22일 한화전을 앞두고 “팀 전력의 40% 이상 차지하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전부 안 좋다. 둘 중 한 명은 교체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든 선수를 살려 쓰는 게 현장이 해야 할 일이지만 구단에 최대한 빨리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엔스와 켈리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1명이 아니라 2명 모두 교체해야 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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