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이런 사람이 과거에는 프로야구의 초특급 유망주였다고 한다.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24)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도 또 다시 사고를 쳤다.
지난달 3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준원은 31일 오전 0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교차로에서 승용차가 신호 대기 중인 택시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다친 택시 기사는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결과 서준원이 운전면허 정지 수준의 음주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추후 서준원을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하고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2019년 일본까지 놀라게 했던 뱀직구를 뿌리며 롯데의 1차지명 선택을 받은 서준원은 구단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잠재력을 터뜨려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서준원은 자신의 재능만 믿은 게으른 천재였다. 신인 시절부터 워크에식에 대한 구설이 구단 안팎에서 흘러나왔고 노력하지 않은 결과는 당연히 성적으로 나타났다. 2022시즌까지 통산 123경기 15승23패 평균자책점 5.56의 성적에 그치면서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런 서준원은 2023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10kg 넘게 실제로 감량을 하면서 스프링캠프부터 혹독하게 자신을 단련했고 2023시즌 투수진 구상의 한 축이었다.
그런데 시범경기 기간 서준원의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22년 겨울부터 조사를 받았는데 구단에 이를 일절 말하지 않았다. 그 사이 서준원은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 파견, 구단 스프링캠프를 모두 소화했다. 심지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날에는 구단에 사기 피해자라는 거짓말까지 하고 잠시 팀을 떠나기도 했다. 구단은 뒷통수를 맞았다. 롯데는 방출이라는 즉결처분을 내렸다.
추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서준원의 구체적인 범죄 사실은 경악스러웠다. 서준원은 2022년 8월 18일 피해 미성년자 A양이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A양을 알게 됐다. 서준원은 A양에게 용돈을 줄 것처럼 거짓말을 해 60차례에 걸쳐 성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또 이날 서준원은 7차례에 걸쳐 A양의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한 사진을 전송 받아 성착취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준원은 A양에게 영상통화를 통해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으나, A양이 거부하자 A양의 신체 사진을 보여주며 "잘 생각해. 이거 올려도 돼"라고 말하며 협박하기도 했다.
서준원은 비록 2000만원으로 피해자와 합의를 했지만 범죄 사실과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범죄 행위에 대해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서준원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라는 실형을 선고했다.
그런데 집행유예 기간에 서준원은 또 다시 사고를 쳤다. 음주 사고 범죄 사실이 명백해지면, 서준원에게 내려진 5년 집행유예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유예기간 중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집행유예는 효력을 잃는 게 현행 법 체계다. 서준원은 어쩌면 참담한 징역살이를 할 지도 모른다.
집행유예 선고 직후 서준원은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솔직히 너무 겁을 먹고 있었고 판결이 나왔으니까 거기에 따르고 앞으로 생각을 더 깊게 해서 절대 이런 일이 벌이지 않도록 똑바르게 살고 반성하며 살겠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다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반성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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