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우승 외국인타자 오스틴 딘이 역전 드라마의 주연으로 거듭났다.
오스틴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7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2타점 3득점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8-5 기적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오스틴은 0-2로 뒤진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 상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박동원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터지면서 추격의 득점을 올렸다.
1-2로 끌려가던 4회초 역시 선두타자로 타석을 밟았고,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에 힘입어 출루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에는 박동원이 병살타를 치며 2루에서 포스아웃 됐다.
첫 홈런은 세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6회초 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등장한 오스틴. 볼카운트 2B-2S에서 두산 김강률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129km)를 받아쳐 좌월홈런을 때려냈다. 비거리는 125m. 1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5경기 만에 시즌 11호포를 신고했다.
이후 4-5로 뒤진 7회초 2사 1루에서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지난달 29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3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백미는 다섯 번째 타석이었다. 여전히 4-5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아웃카운트 1개면 경기가 끝나는 가운데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2B-1S에서 두산 마무리 홍건희의 4구째 높은 슬라이더(140km)를 받아쳐 연장 승부를 알렸다.
경기 후 만난 오스틴은 “굉장히 좋았다. 그런데 솔직히 홈런보다 팀이 극적으로 승리한 게 더 좋다. 홈런으로 인해 우리 팀이 다시 에너지를 받아 한 데 모일 수 있었고, 다시 힘을 내서 이겼다. 그 부분이 너무나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오스틴은 수비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9회말 2사 2루 위기에서 3루수 김민수의 빗나간 원바운드 송구를 캐치해 실점을 막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것.
오스틴은 “김민수가 다이빙 캐치를 굉장히 잘해줬다. 그리고 완벽한 원바운드 송구를 해줘서 내가 잡을 수 있었다. 솔직히 송구를 보자마자 조금 당황했지만 그래도 김민수가 굉장히 좋은 플레이를 해줘서 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내게 딱히 어려운 플레이는 아니었다”라고 김민수에게 공을 돌렸다.
외국인선수이지만 잠실 라이벌전의 의미와 분위기 또한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오스틴은 “라이벌전이라서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다. 라이벌전만큼 재미있는 경기는 없다”라며 “두산 팬들의 응원도 엄청나고, 우리 팬들의 응원도 열정적이다. 양 쪽 응원에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긴장감이 생기고, 희열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오스틴은 끝으로 "시즌 초반에는 개인적으로 안 풀리는 부분이 있었고, 팀도 단합이 조금 안 됐는데 2~3주 전부터 우리 팀이 조금씩 단합이 되면서 합이 맞고 있다. 그 동안 선수단끼리 미팅을 많이 했는데 김현수가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라며 "조금 내려놓으니 우리의 모습을 되찾은 거 같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세가 회복됐다"라고 이날 승리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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