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3이닝 동안 두 차례의 만루 위기를 극복하는 등 91개를 던진 황준서(19)가 열흘을 쉬고 돌아온다. 사실 열흘 휴식은 경기 전에 결정됐는데 이날의 투구를 통해 사령탑의 결단이 옳았음이 입증됐다.
황준서는 지난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6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흔들렸다.
0-0으로 맞선 1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황재균 테이블세터를 만나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시작부터 고전했다. 후속타자 강백호를 1루수 야수선택, 문상철을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황준서는 김민혁을 루킹 삼진 처리, 실점 없이 만루 위기를 극복했다.
3점의 리드를 안은 2회말에도 1사 후 오윤석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김상수를 3루수 땅볼 처리한 뒤 로하스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2사 1, 2루 상황에 몰렸지만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막고 이번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황준서는 3-0으로 리드한 3회말 첫 실점했다. 선두타자 강백호, 문상철 상대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장성우를 만나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3루주자 문상철이 포수 최재훈의 견제에 주루사를 당하는 행운이 따랐고, 김민혁을 안타, 오윤석을 볼넷 출루시키며 2사 만루가 이어진 가운데 김상수를 2루수 땅볼로 돌려보냈다. 이닝 종료.
황준서는 매 이닝 위기에 직면한 탓에 3이닝 만에 투구수가 91개에 도달했다. 3-1로 앞선 4회말 장민재에게 바통을 넘기고 조기에 경기를 마친 이유다.
황준서는 최고 구속 144km의 직구(60개)와 포크볼(30개)을 구사했다. 3회말 커브 1개를 던지면서 총 3개의 구종이 투구분석표에 찍혔다. 6볼넷이라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 투구수 91개 가운데 볼이 무려 41개에 달했다.
김경문 신임 감독은 경기에 앞서 황준서의 휴식 플랜을 밝혔다. “스태프 미팅을 통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황준서가 고졸 선수로서 선발로 많이 던져서 한 번 쉬고 갔으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하더라. 오늘(4일) 던지고 한 턴 쉬고 열흘 뒤에 돌아온다”라는 계획에 따라 황준서는 휴식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휴식이 필요한 투구를 펼쳤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감독한테 1승을 바치려고 너무 힘이 들어간 거 같았다. 이거 잘못하다가 열흘 그 이상을 쉴 수도 있을 것 같았다”라고 껄껄 웃으며 “1회부터 봤는데 그 때부터 위기를 막고 넘어갔어도 일찍 바꿔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이닝을 더 보지 않고 85개 정도에서 빨리 뺐다”라고 황준서의 투구를 총평했다.
황준서는 장충고를 나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특급 좌완 유망주다. 올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다가 지난 4월 20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선발로 정착해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했다. 황준서의 올 시즌 기록은 13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3.99다. 47⅓이닝을 소화하며 21자책점을 남겼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