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는 다시 한 번 괴물 같은 회복력으로 다가올 시즌을 희망차게 시작할 수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5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정후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포츠 의학의 권위자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로 왼쪽 어깨 관절 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밝힌 재활 기간은 6개월.
이정후는 지난 1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1회초 2사 만루 수비 때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뜬공 타구를 잡기 위해 쫓아가다가 펜스와 부딪혔다. 우중간 쪽에 위치한 철망으로 둘러싸여진 펜스에 왼쪽 어깨를 강하게 부딪혔다.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왼쪽 어깨를 움켜쥐었다. 고통스러운 표정과 함께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교체된 이후 X-레이 검진을 받은 뒤 구단은 이정후가 왼쪽 어깨 탈구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구조적 손상 소견까지 더해졌다. 결국 스포츠 정형외과 부문 전문의이자 권위자인 닐 알라트라체 박사에게 정밀 검진을 받았고 수술을 받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KBO리그를 평정한 이정후는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다. 결국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무대에 힘차게 발을 디뎠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버스터 포지(9년 1억6700만 달러), 자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맷 케인(6년 1억2750만 달러),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 달러)에 이어서 구단 역대 5위에 해당했다. 그만큼 이정후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순조롭게 적응을 해나가던 이정후였지만 정규시즌 무대는 달랐다. 그래도 이정후는 최정상급 타구 스피드와 컨택 능력으로 눈도장을 찍어 나갔다. 그러던 상황에서 이정후에게 악령이 덮쳤다. 이로써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를 37경기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OPS .641의 성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정후에게 사실 왼쪽 관절 와순 수술을 낯설지는 않다. 이정후는 키움 소속이던 2018년 6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어깨 관절 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한 달 가량 재활에 매진한 이정후는 이후 돌아왔지만 2018년 10월,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가 다시 탈구됐다.
결국 2018년 11월 왼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에도 예상 재활 기간은 6개월이었다. 그러나 이정후는 괴물 같은 회복력으로 4개월 만에 돌아와 개막전을 준비했다. 이 해 부상 후유증 거의 없이 140경기 타율 3할3푼6리(574타수 193안타) 6홈런 68타점 91득점 13도루 OPS .842의 성적을 남겼다. 남다른 회복력으로 빠르게 본궤도를 찾는 게 이정후의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지난해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정후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고 이후 정밀 검진 결과 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이 손상되면서 재활에서 복귀까지 3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소견을 받았다. 당시 3개월 소견이면 사실상 정규시즌에 뛸 수 없는 수준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키움이었기에 이정후가 그라운드에서 키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가능성은 낮았다.
그러나 이정후는 다시 한 번 미친 회복력으로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만에 복귀했다. 2023년 10월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한 타석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해 돌아왔다. 이정후의 신체적인 회복력은 이미 최정상급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정상적인 재활 과정을 밟기만 해도 2025시즌 스프링캠프를 참가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무리가 없을 전망. 하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이정후는 돌아와서 보다 건강하고 강해진 몸으로 2025년을 희망차게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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