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창원=양정웅 기자]
프로 입단 후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4년 동안 1군 단 2경기, 2타석 소화에 그쳤던 박시원(23·NC 다이노스)이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박시원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팀이 1-3으로 뒤지던 6회 말 9번 김성욱의 대타로 출전했다.
NC는 2회 말 김형준의 좌전 적시타로 1-0 리드를 잡았고, 5회까지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6회 시작과 함께 선발 카일 하트가 이성규-이재현-구자욱에게 3타자 연속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오히려 2점 차 열세가 됐다.
6회 말 NC는 바뀐 투수 김대우에게 김휘집이 중견수 플라이, 김형준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그러자 NC 벤치는 김성욱 타석에서 전날 1군에 콜업된 박시원을 대타로 투입했다.
첫 2개의 공에 헛스윙을 당한 박시원은 연달아 3개의 파울을 만들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윽고 6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을 그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좌중간으로 계속 뻗어나가 결국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0m의 홈런포였다.
이 홈런은 박시원의 프로 데뷔 첫 안타였다. 1군 마수걸이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사례는 KBO 역대 99번째였고, NC에서는 지난 2022년 6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김수윤이 기록한 이후 약 2년 만이자 7번째 기록이었다.
박시원의 홈런으로 한 점 차를 만든 NC는 7회 말 손아섭과 맷 데이비슨의 솔로포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9회 말 데이비슨의 끝내기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결국 6-4 승리를 거뒀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후 "박시원 선수의 데뷔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을 축하한다"며 칭찬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박시원은 "초구와 2구에 타이밍이 많이 늦어서 출루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파울이 나오면서 타이밍이 맞아가더니 자신감이 생겨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넘어갈 줄은 몰랐다. '제발 (외야수) 키만 넘어가라'하면서 뛰고 있었는데 보니까 넘어갔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더그아웃에) 들어와서까지 벙쪘다. 첫 안타가 홈런으로 나왔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광주서림초-광주동성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박시원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에 2차 지명 2라운드 전체 11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의 뒤로 이주형(당시 LG, 현 키움), 김지찬(삼성), 최지훈(SSG) 등 각 팀의 주전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선택을 받을 정도였으니 그 재능을 알 수 있다.
입단 후 나성범, 권희동, 애런 알테어, 김성욱 등 외야 자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2군에서 시간을 보낸 박시원은 2020시즌 막판 1군에 콜업돼 그해 10월 2일 창원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으나 투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C팀(2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던 그는 2021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하며 잠시 팀을 떠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시원은 호주야구리그(ABL) 브리즈번 밴디츠에 투수 임형원, 한재승과 함께 파견됐다. 24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31 1홈런 7타점 2도루 OPS 0.605의 성적을 올렸다. 중간에 홈 슬라이딩 도중 왼쪽 손목 부상을 당하는 아픔 속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는 "완벽하게는 하지 못했지만, 좋은 투수들의 볼을 많이 봤다. 전역하고 경기 감각 상승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시즌 전부터 임선남 NC 단장이 박시원을 박한결과 함께 "어느 정도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기대를 할 정도였다. 호주를 다녀온 박시원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올라 기대를 모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4월까지 0.156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지만, 5월 월간 타율 0.388로 반등하면서 감을 되찾았다. 그는 "초반에 좀 좋지 않아서 생각을 다잡고 5월부터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했는데, 결과가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생겨서 계속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결국 박시원은 주루 도중 오른쪽 발목 염좌 증세를 보인 최정원을 대신해 14일 창원 삼성전을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강인권 감독은 "우리 팀의 미래 자원이다. C팀에서 경기 경험을 쌓고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N팀(1군)에서도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경기에 내보낼 생각이다. 활용도가 있을 선수다"고 평가했다. 콜업 소식을 들은 박시원은 "군대 가기 전에 하고 처음이다. 예상치 못한 콜업이어서 설레면서 이천(두산 2군 홈구장)에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같은 날 7회 말 홈런포를 통해 KBO 역대 2번째 2500안타 대기록을 세운 주장 손아섭은 박시원에 대해 "오늘 같은 날 그런 친구들이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 미안하다"면서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너무 많은 대화를 했고 시간을 보냈던 후배다"고 말했다. 이어 "(박시원이) 얼마나 좋은 마인드를 가졌는지, 좋은 기술을 가졌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할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늘을 계기로 그런 선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극찬했다.
박시원 역시 "(손)아섭 선배님이 잘 챙겨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저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2500안타도 홈런으로 친 게 멋있으셨다"고 이야기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말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던 박시원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1군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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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시원이 15일 창원 삼성전에서 6회 말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한 후 더그아웃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박시원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팀이 1-3으로 뒤지던 6회 말 9번 김성욱의 대타로 출전했다.
NC는 2회 말 김형준의 좌전 적시타로 1-0 리드를 잡았고, 5회까지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6회 시작과 함께 선발 카일 하트가 이성규-이재현-구자욱에게 3타자 연속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오히려 2점 차 열세가 됐다.
6회 말 NC는 바뀐 투수 김대우에게 김휘집이 중견수 플라이, 김형준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그러자 NC 벤치는 김성욱 타석에서 전날 1군에 콜업된 박시원을 대타로 투입했다.
첫 2개의 공에 헛스윙을 당한 박시원은 연달아 3개의 파울을 만들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윽고 6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을 그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좌중간으로 계속 뻗어나가 결국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0m의 홈런포였다.
NC 박시원이 15일 창원 삼성전에서 6회 말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박시원의 홈런으로 한 점 차를 만든 NC는 7회 말 손아섭과 맷 데이비슨의 솔로포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9회 말 데이비슨의 끝내기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결국 6-4 승리를 거뒀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후 "박시원 선수의 데뷔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을 축하한다"며 칭찬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박시원은 "초구와 2구에 타이밍이 많이 늦어서 출루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파울이 나오면서 타이밍이 맞아가더니 자신감이 생겨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넘어갈 줄은 몰랐다. '제발 (외야수) 키만 넘어가라'하면서 뛰고 있었는데 보니까 넘어갔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더그아웃에) 들어와서까지 벙쪘다. 첫 안타가 홈런으로 나왔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NC 박시원(가운데)이 15일 창원 삼성전에서 6회 말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한 후 더그아웃에서 서호철(왼쪽)과 박건우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입단 후 나성범, 권희동, 애런 알테어, 김성욱 등 외야 자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2군에서 시간을 보낸 박시원은 2020시즌 막판 1군에 콜업돼 그해 10월 2일 창원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으나 투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C팀(2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던 그는 2021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하며 잠시 팀을 떠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시원은 호주야구리그(ABL) 브리즈번 밴디츠에 투수 임형원, 한재승과 함께 파견됐다. 24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31 1홈런 7타점 2도루 OPS 0.605의 성적을 올렸다. 중간에 홈 슬라이딩 도중 왼쪽 손목 부상을 당하는 아픔 속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는 "완벽하게는 하지 못했지만, 좋은 투수들의 볼을 많이 봤다. 전역하고 경기 감각 상승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시즌 전부터 임선남 NC 단장이 박시원을 박한결과 함께 "어느 정도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기대를 할 정도였다. 호주를 다녀온 박시원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올라 기대를 모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4월까지 0.156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지만, 5월 월간 타율 0.388로 반등하면서 감을 되찾았다. 그는 "초반에 좀 좋지 않아서 생각을 다잡고 5월부터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했는데, 결과가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생겨서 계속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NC 박시원이 15일 창원 삼성전에서 6회 말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같은 날 7회 말 홈런포를 통해 KBO 역대 2번째 2500안타 대기록을 세운 주장 손아섭은 박시원에 대해 "오늘 같은 날 그런 친구들이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 미안하다"면서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너무 많은 대화를 했고 시간을 보냈던 후배다"고 말했다. 이어 "(박시원이) 얼마나 좋은 마인드를 가졌는지, 좋은 기술을 가졌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할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늘을 계기로 그런 선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극찬했다.
박시원 역시 "(손)아섭 선배님이 잘 챙겨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저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2500안타도 홈런으로 친 게 멋있으셨다"고 이야기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말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던 박시원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1군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C 박시원이 15일 창원 삼성전 종료 후 자신의 데뷔 첫 홈런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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