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 얼마나 힘들었겠나'', '6월 ERA 8.22' 에이스의 2군행... 그러나 사령탑은 제자를 감쌌다 [잠실 현장]
입력 : 2024.06.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
개인 5연승과 함께 국대 투수,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로서 위엄을 뽐내던 곽빈(25)이 흔들렸다. 6월에만 2패를 당했고 3경기 15⅔이닝 동안 14실점, 평균자책점(ERA) 8.22로 부진했다.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이승엽(48) 두산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무리했지 않나.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은 3명 중 하나더라. 너무 열심히 달렸다"고 1군 엔트리 말소 소식을 전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곽빈을 2군에 보내고 또 다른 투수 김민규를 불러올렸다.

전날 엔트리에선 변동이 없었다. 이날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다. 이 감독은 "최근 2경기 구위가 흔들린 건 사실이고 전반기 3차례 등판이 남았는데 시즌을 길게 보면 한 번 쉬고 2번 집중해서 던지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한 번 휴식하면 구위를 회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음 아프지만 말소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회초 타선이 2점을 먼저 냈지만 곽빈은 1회 1점, 3회 3점을 내줬다. 최근 부진했던 터였기에 빠르게 불펜을 가동할 수 있었지만 이 감독은 곽빈에게 4이닝 동안 106구를 맡겼다. "에이스를 4회에 뺄 수는 없지 않나. 책임감도 있고 지금처럼 이렇게 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106구 정도면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두산 곽빈이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두산 곽빈이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곽빈의 이탈로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에도 일시적인 변화가 생겼다. 이날 브랜든 와델을 시작으로 최원준과 라울 알칸타라가 NC와 3연전에 차례로 나서고 이후엔 김동주와 최준호가 다음 시리즈를 이어간다.

너무도 뼈아픈 결정이었지만 이 감독은 곽빈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알칸타라와 브랜든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곽빈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너무 잘해줬다. 얼마나 힘들었겠나. 사실 어제 투수 코치가 한 번 휴식을 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빈이는 괜찮다고 했다. 하루를 쉬면서 가만 생각을 해보니 팀의 에이스인데 지금보다 더 중요할 때, 여름에 더워질 때에 맞춰 체력을 비축시켜놓지 않으면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빼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나. 항상 5이닝, 6이닝, 퀄리티스타트를 해줄 수 있는 선수를 뺀다는 건 우리 팀에도 큰 손실이지만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의 스케줄과 더 중요한 경기들을 생각했다. 한 번 쉬어가는 게 본인이나 팀을 위해서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곽빈에 대한 믿음은 그가 사령탑에 오른 뒤 줄곧 한결 같았다. 이 감독은 "빈이를 대체할 수 있는 투수가 있겠나. 지금 어떻게 보면 외국인 포함해서 5자리 중에 1번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안정감을 보여줬었다"며 "아마 본인도 힘들었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을 것이다. 마음으론 쉽지 않았지만 사람의 몸이기 때문에 쉬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해 지난 9일 이후 선발로 나서지 못하던 정수빈의 선발 라인업 복귀다. 두산은 이날 헨리 라모스(우익수)-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박준영(유격수)-김기연(포수)-조수행(좌익수)로 타선을 꾸렸다.

이 감독은 "(정수빈은) 많이 좋아졌다. 괜찮다고 했는데 6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았기에 당장 리드오프로 올리기보다는 타격감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줬다. 수비에서 정수빈 선수가 보여주는 존재감은 아주 대단하다"며 "타석에서도 작년보다는 수치가 지금 떨어졌지만 본인이 타석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충분히 알고 있어 수빈이가 타석에 서면 전혀 사인을 내지 않는다. 본인이 알아서 모든 흐름을 보면서 할 수 있는 선수이기에 정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두산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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