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어? 박정권이 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윤정빈은 현역 시절 178홈런을 터뜨린 강타자 출신 박정권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과 흡사한 느낌이 든다. 같은 좌타자에 안경까지 썼으니 그럴 만도 하다. 외모만 비슷한 게 아니다. 플레이 스타일도 박정권 해설위원을 연상케 한다.
윤정빈은 부천고 재학 시절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할 만큼 잠재 능력이 풍부하다. 입단 당시 “파워는 강백호(KT 위즈)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항상 모범이 되는 윤정빈이기에 많은 이들이 잘 되길 바라고 힘이 되고자 했다.
지난 9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1군의 부름을 받은 윤정빈은 9경기에 나서 타율 4할4푼4리(27타수 12안타) 2홈런 4타점 5득점 OPS 1.241을 기록 중이다. 지난 14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첫 아치를 터뜨렸고 4차례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19일 대구 SSG전을 제외한 매 경기 안타를 때려냈다.
윤정빈은 “퓨처스팀에서 강봉규 타격 코치님과 빠른 공에 대응하는 법과 공을 길게 보는 법을 훈련했다. 덕분에 퓨처스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고 다행히 1군에서 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SSG를 상대로 한국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6번 우익수로 나선 윤정빈은 2-0으로 앞선 8회 선두 타자로 나섰다.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 볼넷, 3루 땅볼, 볼넷을 기록한 윤정빈은 SSG 마무리 문승원과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직구(145km)를 밀어쳐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10m. 이로써 윤정빈은 프로야구 최초 팀 통산 5만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은 프로야구 원년 팀 가운데 이만수, 장효조, 양준혁, 이승엽 등 역사에 이름을 남긴 뛰어난 타자들이 있어 가장 빠르게 5만 안타를 달성했다.
이만수가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첫 안타이자, 삼성의 첫 안타를 기록하며 역사는 시작됐다. 이후 10년 만인 1992년 1만 안타를 기록했고 2000년 2만 안타를 돌파해 2009년 3만 안타, 2017년 4만 안타까지 달성했다.
삼성 소속으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는 19년간 삼성에서만 활약하며 2174개의 안타를 친 ‘착한이’ 박한이다. 뒤이어 ‘국민타자’ 이승엽이 2156개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고, 3위는 통산 2318개의 안타 중 삼성에서 1867개를 기록한 양준혁이다.
윤정빈은 “야구 기사와 SNS를 통해 팀 5만 안타 대기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기록이 주말 경기쯤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시리즈에 많은 안타가 나와 좀 앞당겨진 것 같다”고 했다. 또 “팀 분위기가 좋아 오늘 안에는 꼭 달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주인공이 제가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윤정빈은 “삼성 라이온즈 역사에 제 이름을 올릴 수 있어 기쁘다. 한편으로는 TOP10에 들어간 선수들 보면 큰 목표를 가지게 한다. 저도 삼성 라이온즈 TOP10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