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KBO리그에서 MVP를 차지한 뒤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투수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7월 트레이드 시장의 뜨거운 매물로 떠올랐다. 2년 1500만 달러(약 207억원) FA 계약을 헐값으로 만들 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며 트레이드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페디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막고 화이트삭스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승(3패)째 수확.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1위를 질주 중인 ‘강팀’ 클리블랜드 타선을 페디가 잠재웠다. 1~2회 연속 2사 1,2루 상황이 반복됐지만 실점 없이 위기 관리 능력 보여준 페디는 3회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했지만 4~6회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총 투구수 91개로 스트라이크 54개, 볼 37개. 커터(32개), 싱커(26개), 체인지업(23개), 스위퍼(10개) 등 4가지 구종을 고르게 던졌다. 싱커 최고 구속은 시속 94.6마일(152.2km).
이날까지 페디는 올 시즌 18경기에서 106⅓이닝을 던지며 6승3패 평균자책 3.13 탈삼진 94개를 기록 중이다. AL 이닝 6위, 평균자책점 10위에 이름을 올린 페디는 좌완 개럿 크로셰(18경기 101⅓이닝 6승6패 평균자책점 3.02)와 함께 최약체 팀의 선발 원투펀치로 분투하고 있다.
올 시즌 25승63패(승률 .284)로 전체 30개 구단 중 최악의 성적을 내며 일찌감치 리빌딩에 나선 화이트삭스가 오는 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페디와 크로셰가 최대 매물로 급부상했다. ‘MLB.com’에서도 4일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선발투수 13명을 꼽으며 크로셰와 페디를 fWAR 기준에 따라 1~2순위로 언급했다.
페디에 대해 MLB.com은 ‘겨울에 페디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한 화이트삭스는 지난해 한국에서의 활약이 메이저리그에 돌아와서도 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 17번의 선발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23으로 페디가 이를 증명했지만 화이트삭스가 리빌딩에 나서면서 올 여름 유력한 트레이드 후보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페디는 이번 시즌과 다음 시즌 연봉으로 750만 달러씩 받는다. 선발 로테이션의 중간 자리를 강화하려는 팀에 있어 페디는 저렴한 가격의 옵션이 될 수 있다’며 페디의 잔여 연봉도 현재 가치에 비해선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따낸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반시즌 만에 헐값으로 만든 것이다.
MLB.com은 페디, 크로셰와 함께 잭 플래허티(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크리스 배싯, 기쿠치 유세이(이상 토론토 블루제이스), 잭 에플린(탬파베이 레이스), 맥스 슈어저, 네이선 이볼디(이상 텍사스 레인저스), 타일러 앤더슨(LA 에인절스), 프랭키 몬타스(신시내티 레즈), 칼 콴트릴(콜로라도 로키스), 헤수스 루자르도(마이애미 말린스) 그리고 FA 트레버 바우어까지 총 13명의 선수들을 이번 여름 시장에서 주목받는 선발투수라고 전하며 클리블랜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선발 시장에서 바이어로 나설 팀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감시한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페디의 마음도 복잡미묘하다. 그는 4일 클리블랜드전 승리 후 “트레이드 이야기가 팀을 둘러싸고 있는 것 같다. 끊임없이 언급되고 있어 피할 순 없지만 난 이곳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 매 경기에 신경쓰겠다”며 복귀 기회를 준 화이트삭스에 남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waw@osen.co.kr